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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직도 눈으로만 보니? 날고 뛰고 향기 맡아봐!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9 18:36

수정 2019.10.0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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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새로운 차원, 4DX
CJ, 론칭 10년만에 기술·위상 급성장
CGV 용산점 일컫는 '용포디' 신조어도
의자 진동부터 바람·번개 효과까지
겨울왕국·알라딘·어벤져스 흥행에 한몫
매트릭스 등 재개봉 영화도 '4DX' 돌풍
스크린X가 결합된 4DX는 4개국 19개 스크린이 운영 중이다. /사진=fnDB
스크린X가 결합된 4DX는 4개국 19개 스크린이 운영 중이다. /사진=fnDB

20주년을 기념해 4DX로 재개봉한 영화 '매트릭스'
20주년을 기념해 4DX로 재개봉한 영화 '매트릭스'
11월에 개봉하는 4DX 기대작 '포드 V 페라리'
11월에 개봉하는 4DX 기대작 '포드 V 페라리'
"과거에는 우리가 먼저 4DX로 만들자고 제안했다면 이제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거꾸로 우리에게 제안합니다. 4DX의 위상이 높아졌고, 제작팀에 대한 신뢰도 커졌지요. 65개국에 진출한 상태라 할리우드 영화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영화도 4DX로 제작합니다." 구재원 4DX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설명이다.

2009년 CJ CGV 자회사 CJ 4D플렉스의 4DX가 세계 최초 론칭한 지 10년, '용포디'(첨단 4DX 기술이 구현된 CJ CGV 용산점의 4DX 상영관)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어벤져스' 시리즈부터 '신과 함께' 시리즈까지 국내외 화제작의 4DX가 개봉하면서 관련 기술과 상영관이 화제다.

4DX는 10월 8일 기준 65개국 682개다. /사진=fnDB
4DX는 10월 8일 기준 65개국 682개다. /사진=fnDB

■'제미니맨'…화제작 4DX 개봉 필수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조·안소니 루소 감독은 "4DX 기술이 영화를 보는 차원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은 "4DX는 영화를 가장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흥분했다. 두 영화는 각각 262만명·223만명을 모아 글로벌 기준 역대 4DX 영화 흥행 순위 톱 1·2위에 올랐다. '알라딘'이 국내에서 1200만명을 모으는데 일조한 것도 4DX다. '알라딘'을 4DX로 본 국내 관객은 126만명(글로벌 기준 200만명)에 달한다. 국내 기준 4DX 역대 흥행 순위 톱1에 오른 이 영화는 국내 기준 2위 '겨울왕국'(48만명), 3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32만명)의 관객 수와 큰 차이를 보이며 지난여름, 4DX 열풍을 일으켰다.

구재원 4DX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어벤져스'나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달리 '알라딘'은 가족 영화면서 감성적 로맨스 영화였다"며 "연출의 강도나 모션 체어의 움직임을 기존 액션물과 달리 영화 분위기에 맞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알라딘' 4DX는 관객들이 자스민·알라딘과 함께 양탄자를 타는 기분을 선사했다. 4DX는 특수 환경 장비와 모션 체어가 결합돼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진동이 발생하고, 바람이 불다. 물이 튀는가 하면 향기까지 나는 다양한 특수 효과를 제공한다. '안개', '버블', '번개', '눈' 등 총 21가지 환경 효과가 있으며, 국내외 등록된 관련 특허 수는 무려 101개에 달한다.

스크린X가 결합된 4DX는 4개국 19개 스크린이 운영 중이다 /사진=fnDB
스크린X가 결합된 4DX는 4개국 19개 스크린이 운영 중이다 /사진=fnDB

■재개봉도 4DX

구재원 디렉터는 "초기에는 영화 장면에 맞춰 직관적으로 효과를 적용했다면 지금은 영화의 전개·감정선을 고려한 다양한 특수 효과를 꼭 맞는 타이밍에 제공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고 비교했다. "연출 기법은 계속 연구 중에 있지만, 히어로 무비나 등장인물이 무언가를 탑승하는 '라이딩 요소'가 가미된 영화, '알라딘'과 같이 신나는 뮤지컬 영화가 4DX에 잘 맞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최근에는 9일 개봉작 '제미니 맨', 17일 개봉작 '말레피센트2'을 작업했다. 김다설 4DX프로듀서는 "말레피센트가 하늘을 나는 숲의 요정이라 '알라딘'의 '양탄자 시그니처 모션'처럼 비행 장면이 나온다. 특히 숲을 날아다닐 때 숲의 향기, 하늘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말리피센트가 등장할 때는 캐릭터 고유의 향기도 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어벤져스' 시리즈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김다설 4DX프로듀서는 "캐릭터별로 액션 효과를 달리하는 게 힘들었다"며 "토르에게는 번개 효과, 아이언맨은 공중부양 효과 등으로 시그니처 액션 효과를 더했다"고 했다.

4DX는 재개봉 포맷으로도 인기다. 지난해 26만명을 모아 국내 기준 역대 4DX 흥행 톱6에 오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매트릭스'가 개봉 20년 만에 4DX로 재개봉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관계자는 "'매트릭스4' 제작이 확정돼 4DX로 재개봉을 추진했다"며 "2016년 2D 재개봉보다 흥행 성적이 좋아서 2, 3편 4DX 재개봉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알라딘'과 '어벤져스:엔드게임'은 4DX도 인기를 끌었다(월트디즈니코리아) /사진=fnDB
영화 '알라딘'과 '어벤져스:엔드게임'은 4DX도 인기를 끌었다(월트디즈니코리아) /사진=fnDB


■65개국 682개 스크린, 연 35% 성장

4DX는 2010년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했다. 10월 8일 기준 65개국 682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시장 전체 좌석 수는 7만8000석을 넘어섰고, 한 해 수용 가능한 국내외 관람객도 1억4000만명이 넘는다. 2018년 기준 국내외 4DX 관객 수는 연 2300만명, 박스오피스는 2억9000만 달러다. 지난 6월에는 4DX 국내외 누적 관객수 1억명을 돌파했다.
지난 7월에는 '알라딘' '라이온 킹'이 연이어 흥행하며 역대 최다 월 관객수(307만명)를 기록했다. 올 4분기에는 '겨울왕국2', '포드 V 페라리' 등의 기대작이 개봉돼 4DX 연 누계 관람객 2900만명, 박스오피스 3억4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CJ CGV 관계자는 "매년 새로운 글로벌 극장 사업자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지난 5년간 연 평균 35%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올해만 독일, 룩셈부르크, 나이지리아, 보스니아 헤르제고비나 등에 신규 진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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