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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SUV 시대

염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0 16:50

수정 2019.10.10 17:10

세단의 시대가 끝나고 SUV 시대가 오고 있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국내시장에서 SUV가 세단보다 더 많이 팔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단이 월 1만대 이상 더 팔렸었다. 업계는 이런 변화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UV(Sports Utility Vehicle)는 군사용으로 개발된 지프가 원형이다. 지프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해 연합군 승리에 크게 기여한 4륜구동 차량이다.
산악지형 운행능력이 탁월하고, 높은 기동력을 갖춰 기습작전이나 정찰용으로 투입됐다. 그러나 지프의 인기는 전쟁 후에 더 빛을 발했다. 퇴역한 참전용사들 사이에 이 차를 찾는 이가 많아지면서 민간용으로 개조됐다.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농업과 레저용으로 인기를 누렸다.

시대가 변하면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진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SUV의 높은 인기는 여가활동을 중시하는 신세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캠핑붐이 확산되고 있다. 1주일에 한번쯤은 도시를 떠나 산과 바다로 가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과 욕구가 야외활동에 적합한 성능을 지닌 차를 찾게 만들었다.

차 수요패턴의 변화는 세계적 현상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는 최근 미국 켄터키주 조지타운 공장 시설을 세단용에서 하이브리드 SUV용으로 개조했다. 도요타에 조지타운 공장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도요타의 최고 인기 차종인 중형 세단 캠리의 최대 해외생산 기지다. 미국은 이미 SUV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바뀐 지 오래다. 지난해 신차 시장에서 SUV 점유율이 47%나 됐다. 반면 세단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 동안 50%에서 30% 선으로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SUV 모델 수는 2014년 70개에서 올해 96개로 늘었다. 2020년엔 108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랫동안 차의 대명사는 세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SUV가 세계 자동차 업계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국내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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