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3인터넷은행 게임체인저 하나銀…손잡은 토스 '8부 능선'

뉴스1

입력 2019.10.15 15:32

수정 2019.10.15 15:39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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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KEB하나은행 등과 손잡고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했다. 반면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을 놓고 토스와 경쟁을 벌이다가 함께 고배를 마신 키움증권은 불참을 선언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예비인가에서 키움증권과 손잡았던 하나은행을 핵심주주로 끌어들이면서 취약점으로 꼽힌 자본안정성을 보완했다. 금융권에선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이 '게임체인저'(game changer, 판도를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자)로서 등장한 셈이다.

토스는 15일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토스가 최대 주주로서 의결권 기준 34% 지분을 확보하며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각각 10%로 2대 주주로서 함께한다"며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외 SC제일은행(6.67%)·웰컴저축은행(5%)·한국전자인증(4%)이 참여하며,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등 토스의 투자사는 약 10% 지분을 가져간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주주사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 당시 키움증권(26%)에 이은 2대주주(10%)로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7개월 만에 진영을 바꾼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진영을 갈아탔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사안을 고려한 것"이라며 "토스가 고객이 많아 제휴채널로서 함께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간편송금으로 사업을 시작한 토스는 금융플랫폼으로 덩치를 키우면서 최근 월 활성사용자 1000만명을 넘겼다.

토스가 하나은행과 손잡은 배경으로는 우선 기존에 다져놓은 협력관계가 있다. 토스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은 하나은행과 SH수협은행 두 곳뿐이다. 하나은행은 입출금 계좌로 시작해 적금,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상품 가짓수를 늘렸다. 토스는 환전서비스 역시 하나은행과 제휴해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 'GLN'(Global Loyalty Network)에 합류하기도 했다. GLN은 세계 14개국의 60여개 사업자가 참여하는 해외 결제서비스 플랫폼으로, 세계 금융사·유통사·포인트 사업자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다.

하나은행은 토스와의 이런 제휴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토스가 확보한 '1000만 고객'을 체감한 것이다. 환전 채널 중 토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14.5%로 뛰었다. 비대면 환전 비중도 덩달아 9%에서 25%로 수직 상승했다. 하나은행이 지난 3월 출시한 제휴적금도 출시 20일 만에 가입계좌 20만좌를 넘기기도 했다. 여러 제휴사를 판매 채널로 활용하는 상품인데, 가입계좌 대부분은 토스를 통해 개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우리은행(케이뱅크), KB국민은행(카카오뱅크)이 다른 인터넷은행의 주주로 참여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금융그룹이 토스뱅크 1차 컨소시엄 당시 협력관계였다가 사업방향을 두고 이견이 갈린 만큼 다시 손을 잡기 어려웠다.

토스로서도 하나은행을 주주로 끌어들여 예비인가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1차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경우 토스(60.8%)가 최대주주로 나서고 한화투자증권(9.9%),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이 각각 9%를 가져가는 주주구성을 꾸렸으나 자본안전성 미흡 판정을 받았었다.

향후 자본금을 수조원으로 늘려야 하는 은행 특성상 최대주주의 자본확충능력은 중요한 심사 항목인데, 지난해 4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토스가 과반의 지분을 가져가는 구조는 일찍부터 취약점으로 꼽혔다. 금융당국은 심사 결과 토스의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 능력을 이유로 토스뱅크에 예비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2차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주주구성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토스가 절치부심한 결과다. 하나은행을 포함해 지분 10%를 가져가는 2대 주주 4곳을 끌어들여 자본확충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 토스는 리스크 관리 등 은행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만큼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으로부터 경영상 조언을 구할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전체적인 주주구성을 안정성에 방점을 뒀다"면서 "하나은행과는 토스 제휴, GLN 등 사업적 협력을 해오던 와중에 자연스럽게 논의가 됐다"고 했다.
또 "지난번에 탈락하면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충분히 숙지했고, 이번 재도전은 그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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