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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A형간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6 17:28

수정 2019.10.16 17:28

[차관칼럼]A형간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조개젓 먹으면 A형 간염 걸리나요?" 최근 전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A형 간염의 주된 원인을 오염된 조개젓으로 발표한 이후 많이 받는 질문이다.

조개젓은 과거 농경시대부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고 사랑받아온 발효식품인데, 왜 A형 간염 유행 원인으로 지목받게 됐을까.

올해 A형 간염은 1만6448건(10월 13일 기준)이 신고됐고 전년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는 역학조사를 통해 A형 간염의 주요 감염원이 조개젓임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통 중인 조개젓 제품 136건을 전수 조사해 국산 30건, 중국산 14건이 오염된 것을 확인하고 해당 제품은 폐기 조치했고,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은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지하수, 음식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또한 바이러스가 사람 손에서 4시간가량 생존할 수 있어 환자 분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특히 조개젓 등 패류는 해수가 오염될 경우 A형 간염 바이러스가 패류에 농축돼 전염력을 갖게 된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8일 잠복기를 거쳐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명률은 0.1~0.3%로 낮지만, 간세포가 한꺼번에 파괴되는 심한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A형 간염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제일 좋은 예방법은 예방접종이다. A형 간염은 치료제가 없으나, 2회 예방접종으로 거의 100% 예방할 수 있다.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무료접종 대상인 12∼23개월 영유아는 빠짐없이 2회 접종을 받아야 한다.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접촉 후 2주 이내 백신을 접종하면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면역력이 낮은 20∼40대 성인은 예방접종을 권고하며, 만 40세 미만은 항체검사 없이 백신을 접종하고, 만 40세 이상은 항체가 없는 경우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둘째, 안전성이 명확지 않은 조개젓은 섭취하지 말고, 식당은 이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조개젓은 보관기간이 2년 정도로 길고, 유통경로가 복잡해 제품 출처나 안전성 확인이 어렵다. 따라서 이전에 구입했던 조개젓은 정보 확인이 어려울 경우 폐기하는 게 안전하다. 또한 조개류는 익혀 먹고, 끓이거나 안전한 물을 마시고, 채소와 과일은 깨끗이 씻고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한다.

셋째,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 A형 간염을 포함해 손을 통해 전염되는 인플루엔자, 노로바이러스 등 수많은 감염병 전파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A형 간염 예방과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A형 간염 주요 감염원으로 확인된 조개젓 안전관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인검사기관 검사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되는 완제품만 유통·판매되도록 하고, 수입 조개젓 제품은 수입 통관 시 A형 간염 검사를 해 오염된 제품은 국내에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 간염 환자 접촉자의 예방접종을 강화하고, 2020년에는 A형 간염 발병 시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군(B형·C형 간염환자, 간경변환자, 혈액응고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시·도 감염병관리지원단을 2019년 11개에서 2020년 17개로 확대 설치해 감염병 역학조사 등 관리를 강화할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민건강 지킴이로서 A형 간염 예방관리대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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