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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치닫는 국감… 조국 이슈에 매몰된 ‘맹탕국감’ 되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17:59

수정 2019.10.17 17:59

시작 전부터 증인채택 두고 충돌
상임위마다 조국 공방으로 시끌
막말·고성 오가는 추태도 여전
현안·정책질의 본래 취지는 외면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난타전만 반복됐다. 조 전 장관 이슈와 동떨어진 상임위원회에서조차 관련 공방이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고, 막말 논란에 휩싸이는 등 정책질의 존재감은 사라진 '맹탕국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14개 상임위에서 열리는 이번 국감은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불법투자·자녀의 허위인턴·조 전 장관 동생의 웅동학원 허위소송 의혹 등 조 전 장관 관련 각종 이슈로 뒤덮였다.

여야는 국감이 시작되기 전부터 증인채택을 두고 충돌한 데 이어 국감 중에도 증인출석 문제를 두고 파행을 빚었다.

국감 첫날인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 자녀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활동 증명서 발급 의혹을 받고 있는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의 부인 문경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거부하자 민주당 소속 안민석 위원장이 의사진행 발언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전원 퇴장했다.

8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조 전 장관 관련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한국당 등 야당은 검찰이 구속 기소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 대한 공소장을 내세워 조 전 장관 일가가 권력형 차명투자를 했다고 지적한 반면 민주당은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동생 명의로 차명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또 1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조 전 장관 자녀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의혹 등에 대해 "허위로 무단 발급된 것"이라며 집중 공세를 펼쳤다.

14일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는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 및 허위소송 의혹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 동생 조모씨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포기했는데 기각된 건 2014년부터 총 1만여건 중 단 2건"이라면서 영장 기각을 결정한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영장전담 판사들을 증인으로 불러 발부 기준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국감을 빌미로 판결에 개입하고 압력을 넣으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등 구태 국감이 재현되기도 했다.


지난 7일 법사위 국감에서 한국당 여상규 위원장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대해 "검찰에서 함부로 손댈 일도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에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수사 외압"이라고 지적하자 "웃기고 앉았네 정말. X신 같은 게"라고 욕설해 논란을 불렀다.

이어 8일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한국당 이종구 위원장이 참고인을 향해 혼잣말로 "지X, 또XX 같은 XX들"이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조 전 장관 이슈가 모든 상임위 국감장을 뒤덮는 사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혁신 방안, 탈원전과 전기요금 인상 등 정부의 에너지 정책,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 등 정책질의는 사실상 외면됐다는 지적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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