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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수혜" 삼성전기 쓸어담는 외국인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18:17

수정 2019.10.17 18:17

내년 MLCC 수요 회복 기대감
이달 들어 2731억원 순매수
주가 7% 넘게 올라 11만원대
국민연금도 지분율 더 늘려
"5G 수혜" 삼성전기 쓸어담는 외국인
외국인이 삼성전기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실적은 여전히 전년 대비 부진하지만 내년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수요 확대로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출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기 주식을 2731억원 순매수,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에 올려놨다.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 금액(1440억원) 보다 1300억원 많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전기만은 꾸준히 담고 있다. 하반기 기준으로 봐도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기(6711억원)다.
외국인의 '러브콜'에 힘입어 주가도 이달에만 7% 넘게 올라 11만원대에 안착했다. 종가 기준 올해 최저가를 기록했던 8월 26일(8만4600원)에 비해서는 30% 넘게 뛴 셈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대만 TSMC가 추정한 내년 전 세계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대로, 4000만대일 것이라던 초기 예상을 크게 웃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7년 4·4분기 이후 2년 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스마트폰 출하량은 내년 5G 효과로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020년에는 IT하드웨어 수급 격변이 일어날 것"이라며 "삼성전기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투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기에 대해 "MLCC 업황이 안정권에 진입해 매출 개선이 전망된다"며 "고주역대 주파수 대응이 가능한 5G 단말기 출시로 본격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 국민연금도 지난 3·4분기 삼성전기 지분을 11.86%에서 12.08%로 늘려 장기 성장 기대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최근 '스몰딜'을 이룬 미·중 무역협상도 소비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올 3·4분기 실적은 이런 온기를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삼성전기의 3·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98% 급감한 1621억원이다. 그나마 한 달 전 전망치(1592억원)보다는 1.82% 늘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MLCC 판가 하락이 거세 해당 부문 실적이 하향됐지만 카메라모듈 실적 선방 덕분에 전사 실적이 상향됐다"며 "컨센서스(시장전망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열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권 연구원은 "컨센서스 상향 폭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데 MLCC 반등 기대감이 겹치면서 주가가 9월 이후 15%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며 "시장의 MLCC 기대감이 너무 과도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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