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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EU 브렉시트 초안 합의… 한국 파장은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21:59

수정 2019.10.17 21:59

한·영 FTA 합의해 영향 제한적.. 장기적으로는 GDP 감소 우려도
영국과 유럽연합(EU)이 17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재협상 합의에 도달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일단 우리나라는 영국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에 합의한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감소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영국과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EU와 영국은 이날 오후 시작되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여왔다.

이날 합의로 오는 31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사태는 일단 막을 수 있게 됐다.
노딜 브렉시트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는 경제운용상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인식돼 왔다. 다만 합의안은 향후 EU 각국이 이를 승인하고 유럽의회와 영국의회가 이를 비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변수가 있다.

양측 비준을 모두 거칠 경우 영국은 예정대로 오는 31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 EU를 떠날 수 있다.

그럼에도 브렉시트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과 한국은행 등은 영국과의 교역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은 EU에서 두 번째로 큰 우리의 교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규모는 131억7000만달러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2018년 기준)에 불과하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승용차, 선박, 해양구조물 등이고 수입품은 원유, 승용차, 의약품 등이다.

브렉시트 파장이 제한적이라는 일부 분석에도 한국의 GDP가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 발생 시 한국의 실질 GDP는 오는 2033년까지 누적으로 3.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브렉시트 여파로 가장 큰 악영향이 예상된 EU 전체 누적 실질 GDP 감소율 2.2%보다 큰 수치다. 브렉시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과 비교된다.

정부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브렉시트에 대비해 한·영 FTA 협상을 타결한 뒤 국회 비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양국은 한·영 FTA를 기존 한·EU FTA 특혜무역 수준으로 체결했다. 브렉시트가 일어나더라도 양국 통상 관계의 연속성을 유지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헤더 휠러 영국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장관은 최근 서울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과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영 FTA의 적기 발효를 위해 오는 31일 이전에 국회 동의 등 비준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적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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