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너도나도 특가 항공권, LCC ‘출혈 경쟁’ 심화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0 17:31

수정 2019.10.20 17:31

中·동남아·대만 선택지 비슷해
차별화 전략 ‘가격’으로 좁혀져
일부 LCC 존립 걱정해야할 판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대신 동남아나 중국, 대만 등지로 눈을 돌리면서 여객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확실히 넓어졌지만 정작 항공업계 내부에선 '출혈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쳐나면서 앞다퉈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다보니 수익성은 계속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회사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까지 내몰렸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여객 성장률은 201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특히 LCC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선 여객 실적이 역신장했다. 해외여행 소비심리가 부진한데다 단거리 여객 수요 둔화, 일본 노선 감편 본격화에 따른 충격이 큰 탓이다.
9월 LCC 여객수는 28% 줄었고, 이 중에서도 특히 일본 노선은 38% 급감했다. 일본 여객수가 2개월 연속 20%이상 감소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이러다보니 LCC 3·4분기 실적은 적자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에선 LCC 1위 업체인 제주항공이 영업이익 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81%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역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이 전망된다. 에어부산도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이상 줄어들 것으로 본다. 2·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더 심각한 것은 4·4분기 실적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본 대신 선택한 동남아, 중국, 대만 등의 노선에서 특가항공권을 앞세운 출혈경쟁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재나 서비스가 이미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결국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가격 뿐"이라며 강조했다. 실제 최근 LCC들은 기존에 없던 기내 영화상영(에어서울)을 시작하는 등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언제라도 촉발될 수 있는 중동발 리스크로 급등할 수 있는 유가도 불안 요소다.

설상가상 최근 국내 노선공급을 늘리는 외항사들까지 국적 항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핀란드 국적항공사 핀에어는 내년 3월부터 부산~헬싱키 직항노선에 취항한다.
경남권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여객 수요를 공략한다. 델타항공도 내년 3월부터 인천~마닐라 직항편에 취항키로 했다.
또 베트남 항공사 뱀부항공은 다낭~인천 직항 노선을, 호주 LCC 젯스타는 오는 12월부터 주 3회 일정으로 인천~골드코스트 직항 노선에 취항하는 등 중·단거리 노선까지 위협하는 모습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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