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韓 이어 中 업체들도 LCD 패널 생산량 조절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1 17:07

수정 2019.10.21 17:07

대형 LCD 패널 평균 판매단가
생산비용보다 낮아 만들면 손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최근 산업 재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돼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홍하이 그룹 산하의 사카이 디스플레이(SDP)가 최근 광저우에 건설한 10.5세대 LCD 공장 양산 시기를 내년 4월로 연기했다. 당초 SDP는 지난달부터 6만장 이상 규모로 1단계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본격적인 생산 시점을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SDP는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그룹이 지난 2016년 일본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샤프를 인수한 뒤 2017년에 출범시킨 기업이다. 홍하이정밀공업그룹은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을 보유하고 있다.


홍하이그룹은 지난 2017년 중국 광저우에 초대형 10.5세대 LCD 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65·75인치 초대형 TV용 패널을 지난달부터 생산할 계획이었다. 10.5세대 LCD 공장에 610억위안(약 10조2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SDP가 광저우 10.5세대 공장의 양산 시점을 늦춘 것은 수익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LCD 패널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생산비용에 미치지 못하면서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입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들도 최근 LCD 패널의 감산 조치를 진행 중이다.
IT전문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달부터 7세대와 8.5세대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대폭 낮췄고, LG디스플레이도 7.5세대와 8.5세대 생산라인의 일부 가동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LCD 대형 패널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시황 악화의 우려가 다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업계에서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히 벌어진 공급과 수요의 격차가 줄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생산량 감소가 수요 증가를 유발해 일정 수준의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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