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K텔레콤의 양자기술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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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 양자라는 단어가 들어가면서 어렵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양자의 특성을 기반으로 한 두 기술은 해킹에 사용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와 방어에 활용할 수 있는 양자암호통신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이 두 단어를 쉽게 풀어보면 창과 방패에 비유할 수 있다.

미래의 창과 방패를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국회는 지난해 12월부터 5년 동안 12억달러를 양자컴퓨팅 기술에 투자하는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내년까지 100억달러를 투자해 안후이성에 양자컴퓨터 연구 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 유럽연합(EU)도 퀀텀 플래그십을 출범시켜 오는 2028년까지 10억유로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반면 한국의 양자기술 연구는 걸음마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의 양자정보통신 기술 수준은 미국의 73.6%에 불과하며 유럽(99.9%), 일본(90.0%), 중국(86.1%)과도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인다. 그나마 올해 초 양자컴퓨팅 핵심기술 개발에 5년간 445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선진국과의 격차 만회에 나섰다.

정부의 대응이 뒤늦은 감이 있지만 민간 차원에서는 양자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진행돼 왔다. SK텔레콤이 대표적인 사례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해 왔다. 지난해에는 약 700억원을 투자해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 기업 IDQ를 인수했다. 그 결과 SK텔레콤은 최근 EU의 양자 플래그십 양자키분배기 1위 공급사로 선정됐으며, 미국 최초의 양자암호통신망을 구현하기도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지난 2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국감만 되면 기업 CEO들이 증인으로 출석하는데, 기업이 잘못한 일은 질타를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기업이 뚝심 있게 추진해 온 사업이 성과를 내고,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국회에서도 칭찬을 해줘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양자기술과 관련한 SK텔레콤의 행보가 칭찬을 받을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yj@fnnews.com 서영준 정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