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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기업인 회장 추대로 KPGA 재건해야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1 18:41

수정 2019.10.21 18:41

지난달 22일 신한동해오픈에 많은 갤러리가 몰려 남자 골프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KPGA 제공
지난달 22일 신한동해오픈에 많은 갤러리가 몰려 남자 골프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가 지난 13일 막을 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끝으로 2019시즌을 마감했다. 선수들 사이에서 볼치기 가장 좋은 계절에 시즌이 조기 종료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의 소리가 이마저만 아니다. 올 시즌 KPGA코리안투어는 15개 대회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지난 2016년에 KPGA 제17대 회장에 부임한 양휘부(75) 회장의 '한 시즌 최소 18개 대회 개최'라는 핵심 공약에 배치된 결과다.


올해 말로 4년 임기가 만료되는 양 회장이 재임 기간 공약을 이행한 시즌은 19개 대회를 개최했던 2017년이 유일하다. 임기 첫해인 2016년에는 13개, 2018년에는 17개였다. 2017년 시즌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이도 시리즈 8개 대회를 제외하면 속빈 강정 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협회는 현재 2017년 투어 챔피언십 상금 등 카이도에 4억2000만원의 채권을 추심 중에 있다.

'양휘부호'는 많은 기대를 안고 출범했던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말 회장 선거 당시 30억원 협회 발전기금 출연, 총상금 10억원 이상 신규 대회 10개 창설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업인의 중도 사퇴를 이끌어 낸 뒤 단독으로 입후보해 추대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기업인은 1년여 뒤 KLPGA 회장에 취임, 보란듯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휘부 체제가 과연 기대를 충족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을 구하기에 앞서 2015년 11월에 양 회장 '모셔오기'로 의기투합했던 이른바 킹메이커들에게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한 결사적 집단 행동을 했는가'라고. 그리고 한 마디 사족을 붙인다면 조기에 시즌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후배들에게 일말의 속죄의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여하튼 또 4년의 시간이 흘러 또 11월이 다가왔다. KPGA 18대 회장 선거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모 기업인의 추대, 현 회장의 연임, 일부 회원의 출마 등 여러 설들이 나돌고 있다. 협회는 오는 23일 이사회를 개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오는 11월말경 대의원(총 201명)의 직접 투표로 제18대 협회장을 선출한다.

위기의 KPGA코리안투어의 재건을 위한 회장 선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어쩌면 KPGA의 현 상황은 비상사태와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내년에는 3개 대회 스폰서가 개최를 포기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그런 점에서 차기 회장은 KPGA 발전에 팔을 걷어 부칠 기업인 외 다른 방법이 없다는 여론이 주류다. 혹자는 출마설이 나도는 나머지 카드는 출마 자체가 아들뻘, 손주뻘 되는 어린 선수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도 한다.

그런 점에서 KPGA의 여러 주체가 다양한 의사를 용광로처럼 하나로 녹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현 시점에서 구성하길 제안한다. 경선을 감수하고서라도 협회장을 맡을 기업인은 없을 것이다. 만약 경선국면이 되면 그 기업인이 뜻을 접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다. 그 이후 비대위가 구성되는 것은 늦다. 차제에 KPGA 모든 구성원들이 사심을 버리고 기업인 회장 단독 추대를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신한동해오픈과 시즌 최종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구름 갤러리가 몰려 KPGA코리안투어에 대한 인기와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에서 우승한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한국 골프팬들의 골프에 대한 열기와 애정에서 왜 한국 골프가 강한 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투어가 위축되면서 많은 젊은 선수들이 패배주의에 빠질까봐 걱정이 된다. 그런 선수들에게 다소나마 용기를 주고자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주인공 몬테크리스토가 복수를 마친 뒤 했던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라는 말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철저히 준비한 뒤 희망을 갖고 때를 기다리는 자세를 견지하길 바란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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