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족찾기]

"‘안녕하세요’를 잘부르던 동생… 생사라도 알고파"

아버지와 친척집 방문했다가 생이별
동네 돌아다니며 노래부르던 기억도

김점순(50, 당시 6세)씨는 실종 당시 전북 임실에서 살고 있었으며, 1남 3녀 중 막내였다.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똑똑해서 장미화의 '안녕하세요'를 잘 부르던 아이였어요. 살아 있다면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을 텐데, 생사라도 알고 싶어요."

44년 전 여동생과 이별한 김영희씨(57)는 '동생이 어렴풋이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했다.

21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1975년 3월 1일 점순씨(50·당시 6세)는 전북 전주시 친척집에서 길을 나선 뒤 실종됐다. 아버지와 함께 친척집을 방문했다 나간 뒤 그대로 가족과 이별했다는 것이다. 영희씨는 "늦은 시간 동생이 집 밖으로 나갔다고 하더라"며 "이미 어두워진 뒤라 나가서 찾아봐도 점순이와 다시 만날 수 없었다"고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아버지인 김인기씨는 현재 치매 증세로 요양생활 중이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 삶에 치여 점순씨를 제대로 찾을 수 없었던 영희씨 가족은 최근에서야 동생을 찾아 나섰지만 44년 전 실종된 가족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영희씨는 "경찰에 협조를 얻어 신문에도 내 보고 인터넷에도 정보를 올려 봤지만, 동생이 기억을 못하는 건지 연락이 없다"며 "생사라도 확인하면 괜찮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영희씨는 동생을 똑똑한 아이로 기억했다. "어머니가 바쁜 상황에서 동생을 맡아 키웠고, 무뚝뚝한 아버지 밑에서 점순이도 나를 졸졸 쫓아다녔다"며 "동네를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고 전했다.

영희씨는 새어머니에게 구박받던 점을 동생이 기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점순이가 두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어머니가 오셨다"며 "한겨울에 샘물가에서 구박받기도 했는데, 그런 사실은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생 주민번호도 말소시키지 않았다"며 "점순이가 기억을 못할 수 있지만, 꼭 만나고 싶다"며 간절한 마지막 마음을 전했다.

한편 실종 당시 점순씨는 전북 임실군에 살고 있었으며 4남매 중 막내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