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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前인사팀장 "김성태 딸, '채용 들으셨죠?'에 끄덕"

뉴시스

입력 2019.10.25 16:03

수정 2019.10.25 16:03

공채 중도 합류 설명하려 김 의원 딸 만나 "'들으셨죠'라고 질문하자 고개 끄덕였다" "공채 중도합류 전무후무한 일이라 기억"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딸의 부정채용을 대가로 KT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와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9.27.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딸의 부정채용을 대가로 KT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와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1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9.27.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2012년 KT 하반기 대졸 공개채용에 중도 합류해 최종합격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이 당시 자신에게 채용특혜가 제공되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법정증언이 나왔다.

KT 전 인사팀장 권모씨는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열린 김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권씨는 지난 2012년 10월 김 의원 딸을 공채전형에 중도 합류시키라는 지시를 받고 분당 KT 본사에서 KT스포츠단에 파견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김 의원 딸을 직접 만난 인물이다.

그는 "(김 의원 딸은)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고, 인적성검사 일정도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윗선에서 '중간에 태워라'는 결정이 났기에 기본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안내할 필요가 있었다"고 당시 만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당시 김 의원 딸에게 '이야기 들으셨죠?'라고 말한 것이 정확히 기억난다"며 "적극적 반응은 없었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알겠다는 정도의 고개 떨림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권씨는 검찰 조사에서도 "김 의원 딸이 어느정도 이야기를 들은 눈치였다"고 진술했다.

이는 김 의원 딸이 자신이 정규직 공채전형에 중도합류하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인사업무만 20년 가까이 했다는 권 팀장은 "서류접수가 정상적으로 끝난 상태임에도 중간에 태우는 것은 전무후무한 상황이라 특별히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며 "(김 의원 딸이) 무슨 말인지 되묻거나 한 것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 변호인이 "모르고도 고개를 끄덕였다고 볼 수 없느냐"고 질문하자 "공채 중간에 태우는 중차대한 일인데 사전에 설명이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김 의원 딸의 지원분야가 전형 절차 도중에 '경영관리'에서 '마케팅'으로 변경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 측은 KT가 김 의원 딸을 합격시키기 위해 이처럼 중도에 지원분야도 변경해주는 특혜를 베푼 것으로 보고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인사담당 매니저 이모씨는 "경영관리는 뽑는 인원이 극소수였기에 최종 합격처리 과정서 마케팅쪽으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받은걸로 보인다"며 "경영관리 분야에 흔히 말해 스펙좋은 지원자들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 딸은 2011년 4월 KT 경영지원실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2012년 하반기 대졸 공개채용 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수사 결과 김 의원 딸은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가 모두 끝난 시점에 공채 전형에 중도합류했고, 온라인 인성검사 결과 불합격 대상으로 분류됐음에도 최종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2012년 10월 KT 계약직으로 일하던 딸의 정규직 전환을 대가로 같은 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이 전 회장 증인 채택을 무산시켜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국회 환노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간사를 맡고 있던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을 무산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보고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검찰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사장의 허위 진술에 의지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검찰이 증인들과 말을 맞추는 등 증언을 교사해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검찰은 짜놓은 허위진술과 법정 허위 증언으로 진실을 왜곡하지 말고 증거로서 재판에 임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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