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세계銀 창업 경쟁력 추락, 규제 풀어야 숨통 트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5 17:44

수정 2019.10.25 17:44

세계은행(WB)의 2019년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20)에서 우리나라는 창업에서 190개 평가대상국 중 33위를 차지했다. 전년도(11위)에 비해 22단계 추락한 결과로, 전체적 기업환경은 5위를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각종 규제 등이 민간 스타트업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올 한 해 막대한 예산을 풀었는데도 기업 투자는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창업과 자금조달, 통관행정 등 규제와 관련된 분야에서 평가 순위가 낮아진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건축 인허가도 10위에서 12위로 내려앉는 등 자금조달(60위→67위), 소액투자자 보호(23위→25위), 통관행정(33위→36위) 등에서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그간 말로는 규제개혁을 외쳤지만, WB는 여전히 기업 규제가 강한 국가로 평가한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은 올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4% 성장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한국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성장률 2%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경보음이다. 미·중 무역갈등이나 유가 등 대외여건이 당장 개선될 기미도 없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더욱이 세계 성장률 전망치와의 격차(1%포인트)가 21년 만에 최고치가 예상된다면 정부가 글로벌 경기둔화 타령만 할 일도 아니다. 그보다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를 무리하게 밀어붙여 기업 부담을 가중시킨 책임을 통감할 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24일 "정부 부문에서 열심히 했지만, 빈 간극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부진한 민간투자에 아쉬움을 표명했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는 규제개혁 없는 재정확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소득주도성장 등 검증 안 된 정책을 미련하게 고집하느라 기업의 기를 꺾어서도 곤란하다.
지금이야말로 WB뿐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경제기구들이 누차 권고한 것처럼 과감한 규제 및 노동개혁으로 민간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