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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자동차산업과 모빌리티서비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8 17:16

수정 2019.10.28 17:16

[fn논단]자동차산업과 모빌리티서비스
최근 들어 교통서비스 대신 모빌리티서비스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모빌리티서비스는 가입자들이 소지한 스마트폰의 앱과 GPS,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인공지능, 디지털 결제 기술 등이 결합되어 다양한 공유교통수단을 실시간으로 예약·호출해 이용할 수 있으며, 교통수단과 통행 중 중심을 어디에 두는 가에 따라 1세대와 2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모빌리티서비스는 하나의 앱으로 하나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단 중심으로 분류된다. 예로는 우선 카카오택시와 같은 플랫폼택시가 있다. 승객이 무선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면 앱이 실시간으로 가장 근처에 있는 택시를 배차해준다. 다음으로 공유교통서비스가 있는데 종류가 다양하다.
우선, 차량공유는 운전자서비스가 없으며 그린카, 소카 같이 기업차량을 이용하는 B2C(Business to Customer)와 개인 차량을 이웃끼리 공유하는 P2P(Peer to Peer)가 있다. 승차공유는 운전자 서비스가 포함된 경우인데 차량의 소속이 개인 또는 기업이냐에 따라 우버와 타다로 구분된다.

2세대 모빌리티서비스는 MaaS(Mobility as a Service)라 칭하며, 개인들이 앱에 통행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최적의 수단 조합과 환승 및 요금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MaaS가 도입되면 하나의 앱에서 여러 수단, 즉 버스·지하철·고속철도 등 대중교통과 다양한 공유교통을 연계해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이용 시 지불하거나 버스-지하철-승차공유-택시, 지하철-택시-고속철도 등 개인들의 수요에 맞게 수단들을 조합한 패키지 정기권을 구입할 수도 있다.

세계적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세계 자동차시장은 당분간 1% 내외의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향후 10년간 자동차 산업의 제조업 비중이 70%에서 40%로 감소하고, 모빌리티서비스 비중은 1%에서 30%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벤츠는 올 초 공유교통서비스 계열사 Car2Go, Moovel, Mytaxi 등을 총괄할 YOUR NOW라는 2세대 모빌리티서비스 모회사를 설립했고, BMW와 공동으로 Reach Now라는 독일판 MaaS 회사도 설립했다. 일본의 도요타도 소프트뱅크와 공동으로 출자해 Monet Technology라는 모빌리티서비스 회사를 설립했고, 도시철도회사 등 70여개 운수기관과 협력해 자동차 중심의 일본판 MaaS의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주 현대를 제조업 중심에서 자동차, 소형항공기, 배송로봇을 활용한 모빌리티서비스플랫폼 회사로 변모하겠다는 혁신적 미래 계획을 밝혔다.

지난주 정부는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수소차 국내 신차판매 활성화, 완전자율주행의 세계 최초 상용화 촉진, 자율주행자동차를 이용한 서비스 준비 및 생태계 조성이 전략의 핵심이다. 타다를 둘러싼 대립으로 아쉽게도 모빌리티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와 재정지원 대책은 빠졌다.
팽팽한 택시와 승차공유의 갈등이 공유경제를 멈추게 하는 데 머물지 않고 우리의 중추산업인 자동차산업까지 발목을 잡아 우리 경제를 블랙홀로 몰아가고 있다.

황기연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전 한국교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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