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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 실무회담 제의 거부…"문서교환방식으로"(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19.10.29 18:27

수정 2019.10.29 18:27

北, 29일 '금강산국제관광국' 대남 통지문 "南 제안한 별도의 실무회담 필요 없어" 당국자 "논의 범위 '철거' 제한 의도로 보여" 南과 대면 협의는 않겠다는 방침도 확인 北, 현대에 "많은 노력 기울여 온 거 잘 안다"
【서울=뉴시스】북한 매체들은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에서 남측 자산 철거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2019.10.23. (사진=노동신문 캡처)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매체들은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에서 남측 자산 철거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2019.10.23. (사진=노동신문 캡처)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이 정부의 금강산 실무회담 제안에 대해 하루 만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통일부는 29일 "오늘 오전 북측이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현대아산 앞으로 각각 답신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북측은 (통지문에) 시설철거 계획과 일정 관련, 우리 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 없이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할 것을 주장하였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25일 대남 통지문에서 "금강산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라며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 바람"이라고 밝혔다. 또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면 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28일 대북 통지문을 통해 '편리한 시기'에 금강산에서 실무회담을 하자고 역제안했으나 북한이 하루 만에 남측의 실무회담 제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확실하게 표명한 것이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 철거를 지시한 만큼 북한은 철거를 기정사실로 하고 관련 일정에 한해서만 협의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하게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신문을 통해 직접 철거 문제를 언급했기 때문에 (대남 논의 범위를) 그러한 (철거) 문제로 제한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 철거 지시 보도가 나온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의 현대아산 건물에 금강산 관광관련 문구가 보이고 있다. 2019.10.2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 철거 지시 보도가 나온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의 현대아산 건물에 금강산 관광관련 문구가 보이고 있다. 2019.10.23. myjs@newsis.com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대남 교류협력 채널을 모두 닫은 상태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음에도 우리 정부가 대북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따른 서운함이 크게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나아가 남측 정부가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어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금강산 철거와 관련한 대남 협의 채널을 '문서교환' 방식으로만 한정한 것은 현시점에서 남측 당국과는 대면 협의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까지 재차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그럼에도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원칙하에 북측과의 대면 협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당국자는 "남북 당국 간 만남이 필요하다는 원칙적 입장은 유지할 것"이라며 "북측에서 일단 문서교환으로 (합의) 하자고 다시 통지해왔기 때문에 대응 방안은 사업자와도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다시 대북 통지문을 보낼지에 대해서는 "(통지문) 포함해서 대응 방안을 계획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통일부는 29일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과 장비를 이전하거나 사용한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통일부는 29일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과 장비를 이전하거나 사용한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현대아산이 통일부를 통해 받은 북한의 대남 답신 통지문에는 "현대 측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많은 고심과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을 안다"고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금강산관광지구를 현대화하기 위해 기존의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신뢰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사업에 정부와 민간이 투자한 금액은 약 4190여억원이다.
현대아산은 해금강호텔과 온정각, 부두시설과 정비공장 등에 약 2288억원을 투자했다. 그외 나머지 기업들과 관광공사가 골프장과 비치호텔, 가스충전소와 문화회관 등에 약 1310억원을 투자했다.
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 건설에 55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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