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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데이터제국' 중국의 무서운 행보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30 17:08

수정 2019.10.30 17:08

[fn논단] '데이터제국' 중국의 무서운 행보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전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무역전쟁은 미국의 경제패권을 향한 중국의 추격에 미국이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한 노력으로 봐야 맞다. 중국의 6%대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미국의 성장률의 2배가 넘고 중국의 GDP는 13조6000억달러 규모에 세계 2위로 미국 GDP 규모 20조달러의 70%가량이다. 미국이 중국을 무역으로 압박하는 것이 얼마나 유효할까.

시진핑 정권 이후 중국 GDP 성장의 60% 이상은 내수소비에서 만들어지는 구조로 변화했다. 무역으로 압박하더라도 중국은 내수소비 사이즈를 키우고 고도화하면 장기적 성장엔 문제가 없는 것이다. 중국의 1인당 GDP는 여전히 1만달러에 못 미치고, 지방 3선도시 이하의 경제성장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소비를 이끄는 주체는 누구인가. 다름 아닌 과거 1가구 1자녀 시대에 태어났던 소황제들, 1980~1990년대생이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소비층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소비행태를 보인다. 자신이 번 돈으로는 마음껏 소비하고 즐긴다. 이들의 과감한 소비를 뒷받침하는 건 이들의 부모와 조부모다. 인터넷을 PC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즐겨온 세대이고, 새로운 변화에 빠른 속도로 적응해온 세대다. 중국을 움직이는 거대 유니콘기업 창업자들도 그들이다.

중국은 수출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젊은 소비자를 주역으로 앞세웠고, 젊은 소비자의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주역을 젊은 유니콘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자랑하며 중국 대륙을 데이터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하는 나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게 현재의 중국이다. 중국의 데이터플랫폼 유니콘기업 숫자는 미국을 넘어섰고, 축적되는 데이터의 양과 질은 인공지능 산업이 성장하는 핵심자산 역할을 한다.

'만인의 창업'이란 구호 아래 새로운 데이터 혁신가들에게 무한한 자유가 부여된 게 이미 수년이 흘렀다. 그 결과 택시와 렌터카 산업은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 품에 안겼고, 중국의 교통혼잡도는 현저히 감소했고, 동시에 소비자 만족도는 급증했다. 기존 국영기업들이 득세하던 금융산업을 상대로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이 은행·투자·보험 가리지 않고 도약적 혁신을 만들어냈다. 앤트파이낸셜은 기업가치가 100조원을 넘는 세계 최대 핀테크 업체가 됐고, 중국 금융산업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중국은 미국의 무역전쟁 압박 속에서도 내수를 키울 것이고, 젊은 소비층은 내수소비 성장의 주역으로 더 빠르게 변화를 이끌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중국 유니콘기업의 창업 성공 스토리를 듣게 될 것이고, 중국이 '데이터제국'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중국의 데이터제국을 향한 행보는 한국의 경제정책이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을 외치지만 실행 단계에선 모순적 모습을 보이며 진척이 없는 상황과 대비된다.
우리 현실이 시대착오적 데이터 쇄국주의는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시기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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