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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글로벌화는 선택 아닌 필수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31 17:48

수정 2019.10.31 17:48

[여의나루]글로벌화는 선택 아닌 필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하락 추세가 심상치 않다. 2017년 3.2%, 2018년 2.7%로 비교적 선전해오던 우리 경제가 올해는 2%도 지키기 버거운 상황에 놓여 있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로, 블룸버그는 1.9%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2%를 사수하고자 재정 집행, 투자 및 수출 촉진, 신산업 활성화 등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기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2% 사수를 위한 단기적 대책도 중요하나, 이런 경제침체의 근본 원인을 분석해 경제회복을 위한 중장기적 대책을 세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정부의 확대재정 정책은 단기적으로 유효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려면 민간 부문의 경제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특히 전년 대비 10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의 성장세 회복이 시급하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 수출부진은 경제침체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수출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글로벌화를 위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가 필수적이다. 품질, 원가, 납기, 성능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 등 종합적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수출만이 아니라 향후 내수시장 사수를 위해서도 필수요건이다. OECD 가입국 최고 수준으로 확대된 자유무역협정(FTA)은 수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 내수시장도 상대국 기업이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이제 글로벌 경쟁력 없이는 내수시장 확보도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다. 특히 한·중 FTA 진전으로 매년 양허품목이 확대되고, 관세가 인하됨에 따라 중국 제품의 국내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우리 기업 중 글로벌 경쟁력이 없는 기업의 도태는 자명하다. 작금의 상황과 같이 해외시장에서 중국의 가성비에 밀리면 수출은 물론 내수시장 사수도 어려워질 것이다. 매출 중 내수 비중이 90%를 상회하는 우리 중소기업으로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내수시장을 지키고, 그 여세를 몰아 세계시장 진출도 확대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정부와 기업은 내수시장을 지키고 세계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우리 경제회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수출, 연구개발(R&D), 금융지원, 인력양성 등 정부의 제반 지원정책도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성과지표로 삼아 글로벌화를 위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우리 기업은 글로벌 시장여건이 어려울수록 "풍랑이 거세지면 노련한 선장이 고기를 많이 잡는다"는 믿음으로 기술 경쟁력을 위주로 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주력,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수출 확대 등 글로벌화 확대를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함께 현지 기업과 협력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도 중요하다.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수출방식도 우리 제품을 현지시장에 수출하는 승자독식형이 아니라 현지 기업과 협력해 고용, 이익배분 등 현지 경제에 기여하는 동반성장형으로 진화·발전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대기업은 물론 수출을 위한 내부 역량 및 자원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도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함께 현지 기업과 합작사 설립, 전략적 제휴, 기술 라이선싱 등 다양한 협력을 통한 글로벌화 확대가 시급하다.


이제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다시 뛰자, 대한민국!

주영섭 고려대 공학대학원 석좌교수·前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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