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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피아트·푸조 합병, 격변기 맞은 글로벌 車산업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1 17:31

수정 2019.11.01 20:35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에 전격 합의했다. 양사는 지난달 31일 내놓은 공동성명을 통해 "합병기업은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의 도전과제에 효과적으로 응전할 규모와 능력, 자원을 갖춰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리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폭스바겐그룹,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 도요타에 이은 글로벌 4위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각각 8위, 9위 업체였던 양사가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 GM과 현대자동차를 앞지르게 된 셈이다.

지금 세계 자동차 업계는 '카마겟돈(자동차+아마겟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내몰려 있다. 올해 초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글로벌 자동차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는 9200만여대로 3년 연속 정체 상태다.
문제는 저성장 구조에도 불구하고 공격적 투자가 지속되면서 공급과잉 규모가 2800만대 수준에 달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자율주행차로 전환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는 필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망하는 회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차만 잘 만들어선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MG를 '현대자동차그룹'이 아니라 '현대모빌리티그룹'으로 불러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 또 "미래에는 자동차 50%, 나머지 30%는 플라잉카, 20%는 로보틱스를 만드는 회사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상황과 현실을 고려하면 올바른 방향 설정이다.


현대차의 변화와 혁신이 가능케 하기 위해선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과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중삼중으로 쳐진 각종 규제가 미래로 향하는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술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정부는 규제혁신으로 화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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