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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현대오일뱅크, SK주유소 324곳 인수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1 20:44

수정 2019.11.01 20:44

GS칼텍스 제치고 업계 2위로
코람코, 10여곳은 PF로 개발
SK네트웍스, 1조3000억 확보
투자·재무 건전성 강화에 사용
코람코·현대오일뱅크, SK주유소 324곳 인수
SK네트웍스가 직영주유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자산신탁·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GS칼텍스를 제치고 주유소 숫자 기준으로 업계 2위로 올라선다. 현대오일뱅크의 내수판매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코람코·오일뱅크 측이 약 1조3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SK네트웍스가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SK네트웍스는 1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직영주유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코람코·오일뱅크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업계 2위 '우뚝'

업계 3위였던 현대오일뱅크가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324개를 인수하면 주유소 2542개를 보유하게 된다.
SK에너지(3404개)에 이어 업계 2위가 되는 셈이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각각 2387개, 2099개의 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수로 정유업계 판도가 수십년 만에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해외에 제품도 수출하지만 내수시장의 안정적 확보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는 수출보다 내수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한다"며 "내수에서 판매처(주유소)가 많아진다는 것은 내수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유소 수백개 차이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치열한 내수 점유율 싸움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인수하게 되는 324개가 모두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로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인수자금을 댄 코람코자산신탁은 인수한 주유소 중 10여개를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 재무건전성 강화

SK네트웍스가 직영주유소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주유소 매각대금을 활용, 새 분야 개척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SK네트웍스는 기존 패션·LPG충전소·유류 도매사업을 매각해 자본을 확충, 지난 2016년과 2018년 SK매직과 AJ렌터카를 인수한 바 있다.

일각에선 SK네트웍스가 웅진코웨이 인수에서 발을 뺀 만큼 오는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그랜드워커힐, 비스타워커힐 등 호텔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현재도 만만찮은 부채비율을 감당할 수 없는 만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SK네트웍스 내부에서도 매각자금은 현재 337%(올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작년 말 2조원 수준이던 SK네트웍스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현재 4조600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나머지 자금은 그간 활로를 모색해왔던 모빌리티·홈케어 쪽에 투자할 것이란 설명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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