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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추가보복 없었지만… 수출규제 리스크 여전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3 17:25

수정 2019.11.03 17:25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들
여전히 日 전량수입 품목들 있고 다른 품목과 달리 국산화 어려워
日 추가보복 없었지만… 수출규제 리스크 여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한지 두 달이 지났지만 추가 제재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됐던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입은 피해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 데다 액체 불화수소 등 일부를 제외하면 일본산 소재·부품들이 수입은 진행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앞서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을 규제한 만큼 추가 제재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日 추가 규제 피해 제한적

3일 관련 업계와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주요 일본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와 부품의 수입 규모가 추가 규제로 인한 영향은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타격이 우려됐던 실리콘 웨이퍼의 경우 지난 7~9월 일본에서 수입량이 약 33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4t)에 비해 약 11% 감소했다.
일본산 실리콘 웨이퍼의 수입량이 전년에 비해 줄었지만 규제 강화보다는 업황 둔화에 따른 감산 조치의 영향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반도체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블랭크마스크의 경우는 국내 업체들의 재고 확보 영향으로 지난 7~9월 일본산 수입량이 10.9t을 기록하며 전년(8.2t)보다 3%가량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추가 규제가 적용돼 소재와 부품 수입에 차질을 빚어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용 블랭크마스크도 일본 수출 규제 후 수입량이 직전보다 늘어났다. 해당 품목의 국내 수입량은 지난 7~9월엔 26.4t으로, 앞선 4~6월의 16.2t에 비해 약 62% 증가했다.

주요 국내 업체들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결정 이전부터 재고 확보에 나선 게 일본 정부가 추가 규제 확대에 나서지 않은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확대 불안감은 여전

그러나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 확대에 대해 여전히 높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 섀도마스크가 대표적이다. 섀도마스크는 기판에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는 금형 물질로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증착 공정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일본산 섀도마스크 수입량은 지난 7~9월 1만7314t을 기록하며 직전 3개월(1만7964t)에 비해 소폭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입량(1만9934t)과 비교하면 10% 이상 감소했다. 업계가 재고 확보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수입량 감소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우려할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산화 작업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섀도마스크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는 데다 국산화도 어려운 소재"라고 우려했다.

일본이 북한 유입을 주장하며 수출 규제의 명분으로 삼고 잇는 액체 불화수소의 경우도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지 않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언제든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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