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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 vs. 3억 … 규제가 부른 서울집값 양극화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4 18:00

수정 2019.11.04 19:07

갈곳없는 자금 고가 아파트 쏠려
상위20% 가격평균 첫 17억 돌파
하위20%는 하락하며 격차 벌려
최근 서울 아파트가격의 상위 20%의 평균가격(17억원)과 하위 20%의 가격(3억6000만원) 차이가 극에 달하면서 13억원이나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스1
최근 서울 아파트가격의 상위 20%의 평균가격(17억원)과 하위 20%의 가격(3억6000만원) 차이가 극에 달하면서 13억원이나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스1
최근 서울 아파트가격의 상위 20%의 평균가격(17억원)과 하위 20%의 가격(3억6000만원) 차이가 극에 달하면서 13억원이나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위 20% 아파트가격은 지난 3월 15억7641만원에서 지난 10월 17억1931만원으로 불과 6개월 만에 1억4000만원이나 폭등했다. 정부가 시장을 잡기 위해 규제를 총동원해 집값 안정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고가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집값 양극화는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동산 업계와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10월 서울 상위 20% 평균 아파트가격은 지난달 17억1931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7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평균 아파트가격을 5구간으로 나눌 경우 최상위인 5분위 평균 아파트가격은 지난해 9·13대책 여파로 그해 9월 16억6373만원에서 올해 3월 15억7641만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도입이 거론된 8월 16억6633만원으로 전고점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지만 저가 아파트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주택가격 하위 20%인 1분위와 차하위 20~40%인 2분위 평균 아파트가격은 지난달 들어 하락했다. 1분위는 9월 3억6232만원에서 10월 3억5926만원으로, 2분위는 5억6724만원에서 10월 5억6601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실제 이러한 주택 양극화 심화현상은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에서도 드러났다. 아파트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아파트가격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은 3개월 연속 4.6을 유지하다 지난달 4.8로 뛰었다.

17억 vs. 3억 … 규제가 부른 서울집값 양극화
전문가들은 가격 양극화가 커진 이유를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판단했다.

정부가 9·13 대책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보유세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기존 저가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고가 아파트 쏠림현상이 커진 것이다. 또 정부의 규제강화 속에 갈 곳 없는 투자자금이 강남과 마용성 등 일부 지역으로 몰리면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부동산정보팀 김균표 수석차장은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중 서울 외곽에 있거나 저렴한 아파트를 팔고 고가 위주로 보유하면서 고가 선호도가 더욱 커졌다"면서 "과거에도 이러한 현상이 있었지만 최근 정부 규제가 강해지면서 이런 고가 아파트 선호 트렌드가 더욱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축 아파트나 투자가치가 높은 준공 30년 이상 재건축단지들에 투자가 몰리는 반면 자산가치 상승 여력이 덜한 외곽지역이나 저가 아파트, 초소형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주택시장 상승 추세가 5분위부터 시작해 1분위까지 점차 확산되는데 현재는 상층부까지만 확산되고 있다"며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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