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대학 "교육부 학종 실태조사 왜곡"…교총 "자사고 폐지 의심"

뉴스1

입력 2019.11.05 18:38

수정 2019.11.05 18:38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19.1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2019.1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전국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외고에서 열린 '일반고 일괄 전환 추진 반대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2019.1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전국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외고에서 열린 '일반고 일괄 전환 추진 반대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2019.1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이진호 기자 =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일부 대학의 특정 고교 유형 우대 정황 등을 포착했다는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대학 쪽에서는 다소 왜곡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3개 주요대 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금지하고 있는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등 특정 고교 유형을 우대한 사례는 포착했다는 게 골자다. 교육부는 특목·자사고 출신 학종 합격자의 평균 내신등급이 낮은데도 합격률이 높은 것을 근거로 들었다.

박태훈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국민대 입학처장)은 이에 대해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게 아니라 선발해 놓고 보니 특목·자사고 학생인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우수 학생들이 특목·자사고에 많기 때문에 대입 결과도 좋게 나온 걸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결국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반영해 선발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선후관계를 잘못 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된 A대학 관계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고 출신이 내신 수학에서 80점을 획득해 1등급을 받고 특목고 출신은 90점을 맞고도 3등급을 받았을 수 있다"며 "학종에서는 학생의 학업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단순 내신등급만 보지 않고 원점수·표준편차까지 감안한다. 교육부가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지 않고 고교등급제 정황이 있다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대학 관계자도 "일반고 내신 평균 1등급은 1.2 내외, 자사고는 1.8 내외, 과학고는 2점대로 나온다. 고교유형별로 내신 평균 1등급이 달라지는 건 해당 고교유형 내 학생 경쟁력의 차이다"라며 "교육부가 이런 부분을 감안하지 않고 '고교 서열화가 고착됐다', '고교등급제 정황이 의심된다'고 하는 것은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방침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외고·국제고전국학부모연합회(연합회)도 학종 실태조사 결과 고교등급제 정황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특목고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특목고 학생들이 교육정책(학종 확대)에 맞게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합격비율이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가 학종 비율 축소와 정시 비율 확대의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태훈 회장은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수능이 학종보다 더 불공정한 전형으로 보이는 통계가 있다"며 "그런데도 이번 실태조사 결과가 정시 비율 확대 등에 쓰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도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두고 각각의 입장을 내놨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안을 통계로서 재확인하는 수준"이라며 "오히려 '조국 사태'와 관련해 학종에서 부모·지인이나 사교육 기관의 개입, 각종 스펙의 진위 등 실질적인 조사는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또 "이번 실태조사 결과의 핵심인 고교 서열화 문제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학종 합격자가 많은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이를 고교 서열화로 이야기하는 것은 동의가 어렵다"며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 논리를 뒷받침하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전교조가 줄곧 문제제기했던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내용"이라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반영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추천서 폐지, 평가 투명성을 위한 정보 공개 등 대안도 이미 제시했다"고 말했다.


정 변인은 고교등급제 정황 포착과 관련해 "대입에서의 고교서열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정부 예고대로 오는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할 게 아니라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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