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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봉, 한국당 첫 불출마 선언..당내 쇄신 요구 가속화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6 14:55

수정 2019.11.06 14:55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파이낸셜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비례대표)이 6일 21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당 쇄신을 촉구했다.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6월 페이스북에서 밝힌 불출마 선언을 오늘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밝힌다"고 말했다.

전날 같은당 김태흠 의원이 영남 및 강남 3구 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용퇴를 촉구하는 등 당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한민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안팎의 위기, 그 위기에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많은 국민들의 절실함과 자유한국당에 대한 절망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최근 며칠 사이에 더욱 체감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당은 이분들의 답답함과 절박함을 담아낼 그릇의 크기가 못되고 유연성과 확장성도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공간을 만들려면 우리 스스로 자리를 좀 비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빈자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바로 대한민국을 걱정하시는 국민들께서 채워주실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쇄신 노력도 촉구했다.

유 의원은 "당 지도부는 지지층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계신 중도 개혁층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쇄신과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기존의 생각 틀과 인맥을 깨고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당을 이끌고, 선거연대를 포함한 보수 대통합의 행보도 본격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끼리가 아니라 더 많은 국민 그리고 청년과 여성을 포함한 다양한 국민이 당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가진 것은 먼저 내려놓고 가시밭길은 앞장서 나가자"고 덧붙였다.

특히 재선 이상 의원들이 당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해 총선 승리를 위한 길을 같이 가자고도 촉구했다.

유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내가 당선되어 당에 한 석을 더하는 것보다도 내가 희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래서 당의 지지율을 0.1%라도 끌어올리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동료 후보들이 100표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그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당을 위하는 길이고, 지금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 바로 헌법가치를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면서 "저는 비례 초선 의원이다. 저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정치력이 큰 선배 여러분이 나서준다면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정치인은 패배하고 나서야 정치를 그만둔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줄 정치인이 자유한국당에서 많이 나와 주었으면 한다. 제가 연 작은 틈새가 당의 쇄신과 혁신으로 통하는 큰 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늘 저의 결심과 앞으로 당의 노력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부족하거나, 국회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와 같은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저는 언제라도 의원직까지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 있음도 밝힌다"고 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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