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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ECB 총재 라가르드 "나는 올빼미" 통화정책 중립 시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4:04

수정 2019.11.07 14:04

이달 취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뉴시스
이달 취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ECB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달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을 이끌게 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향후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의 통화정책을 묻는 질문에 매파나 비둘기파가 아닌 "올빼미(Owl)"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돈 풀기 전략을 반대하는 독일에 대해서는 다른 유로존 국가와 다를 바 없다며 크게 의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독일 신문 '디 차이트'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 확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인지, 긴축 및 시장 원리를 중시하는 매파인지 묻는 질문에 "나는 올빼미가 되고 싶다.
나는 올빼미를 좋아한다. 매우 현명한 동물이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을 가리키는 관용어 가운데 올빼미파는 매파와 비둘기파 가운데 편향되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는 입장을 말한다.

이번 발언은 그동안 라가르드 총재가 보인 태도와 차이가 있다. 전임자인 마리오 드라기 전 총재는 2011년 취임 이후 적극적인 돈풀기 전략을 통해 명확히 비둘기파에 가까운 정책을 시행했다. 그는 지난해 말에 자산 매입을 통해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종료했으나 지난달 다시 자산매입에 나선다고 밝혀 독일 등 재정이 건전한 유로존 회원국의 비난을 받았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24일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앞으로도 통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취임 전부터 드라기 전 총재의 정책을 지지했으며 지난달 30일 프랑스 RTL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기존 저금리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유로존 시민들이 예금자를 보호하는 것 보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상황에 "더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이자 저축률이 높기로 유명한 독일은 ECB가 이러한 정책으로 예금자들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리고 부동산 거품을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같은 방송에서 "독일과 네덜란드처럼 예산이 흑자인, 재정에 여유가 있는 국가들은 왜 남는 재원을 이용하고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지 않나?"고 직접 회원국을 지목하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6일자 인터뷰에서 "독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독일 또한 유로존 19개국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실히 독일 경제는 크지만 다른 국가들 또한 ECB 이사회에 자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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