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목고 학부모 절반이 고소득자…고입부터 계층 나뉘었다

뉴시스

입력 2019.11.08 11:50

수정 2019.11.08 11:50

자사고·외고·국제고 학비 일반고의 3배 민사고 연 2840만원, 일반고는 280만원 고소득층 사교육↑ 후 자사·특목고 보내
【서울=뉴시스】소득 500만원 이상의 가구일수록 특목고와 자율고에, 350만원 이하 가구는 일반고와 특성화고에 자녀를 진학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고1 학생의 학교 유형별 가구소득 분포 그래프. 2019.11.08. (자료='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 방향' 중 발췌)
【서울=뉴시스】소득 500만원 이상의 가구일수록 특목고와 자율고에, 350만원 이하 가구는 일반고와 특성화고에 자녀를 진학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고1 학생의 학교 유형별 가구소득 분포 그래프. 2019.11.08. (자료='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 방향' 중 발췌)
【서울=뉴시스】 이연희 기자 = 6년 뒤인 2025년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국제고가 가계소득에 따라 초등·중학교 때 사교육을 받아 고교입시와 대학입시를 거쳐 사회에 진출하면서 계층 간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교육부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 유형에 따라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학비가 일반고 대비 평균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금과 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 등 등록금과 교과서비·기숙사비·급식비 등 수익자부담금을 합친 '학부모 부담금'을 살펴보면 일반고 학부모 부담금은 연간 28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강원 민족사관고(민사고)와 전주 상산고 같은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연간 1인당 학부모가 내는 학부모부담금이 1250만원으로 일반고의 4.4배에 달한다.
다음으로 국제고 970만원, 외국어고 830만원, 광역단위자사고 790만원이다. 자녀를 광역단위 자사고를 보내려면 일반고의 2.8배 학비를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학비 상위 10개교를 꼽아보면 ▲민사고 2840만원 ▲청심국제고 2400만원 ▲경기외고 1730만원 ▲하나고 1520만원 ▲명덕외고 1390만원 ▲김포외고 1330만원 ▲용인외대부고 1290만원 ▲대일외고 1240만원 ▲인천하늘고 1220만원 ▲한영외고 1200만원 순이다.

이 같은 학비를 감당해야 하다보니 소득수준이 높은 가구일수록 특목고와 자사고 등에 자녀를 진학시키고, 그렇지 않은 경우 일반고에 진학하는 현상이 고착화됐다.

지난 2015년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발표한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 방향' 중 서울지역 고1 학생의 학교 유형별 가구소득 분포도를 살펴보면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가구는 자율고와 특목고에 진학시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목고의 경우 가계 경제수준이 월 500만원 이상인 경우가 절반 이상(50.4%)이며, 350만원 이하 소득 가구는 19.7%였다. 자율고는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이 41.9%로 특목고보다 비중이 적었다. 다음으로 ▲351만~500만원 27.7% ▲201만~350만원 14.2% ▲200만원 이하가 16.3%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고와 특성화고는 소득 350만원 이하 가구 자녀들이 더 많았다. 일반고는 350만원 이하 소득 가구 비율이 절반 이상(50.8%)을 차지했고 500만원 이상 소득 가구는 19.2%에 불과했다.

특성화고는 특목고와 정반대로 82.1%가 소득 350만원 이하 가구다. 200만원 이하가 57%, 201만~350만원 소득의 가구가 25.1%였다. 소득 351만원 이상 가구 비중은 총 17.8%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500만원 이상 가구는 4.8%였다.

고입 단계부터 사교육비도 차이를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고교유형에 따라 중학교 시절 사교육 참여율은 과학고·외고·국제고-자율고-일반고 순서로 나타났다.

일반고의 경우 69.5%로 전체 평균(69.6%) 수준이었지만 자율고(자사고·자율형공립고)는 78.8%였으며 과학고와 외고·국제고는 89.8%에 달했다. 10명 중 1명은 사교육을 받아야만 상위 고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평균 사교육비 액수도 같은 순서로 나타났다. 과학고·외고·국제고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교 때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월 49만3000원, 자율고 42만5000원, 일반고 29만6000원을 썼다.


고입 이후에 상위권 대학진학까지 서열화가 고착화됐다는 점도 문제다. 교육부가 지난달 실시한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 학종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모집 모두 지원과 합격, 등록 전 과정에서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서열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전환 방안을 발표하며 " 비싼 학비와 교육비가 소소요돼 일반고는 2류로 밀려나고,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커지면서 학부모 등 위화감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대학입시단계에서 일부 학교에 유리하게 돼있고, 학종 일부 고교 정보가 불공정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일괄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dyhle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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