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들여다보기>'16명 살인' 탈북민 사상 첫 추방...남겨진 숙제들

[파이낸셜뉴스] 16명을 살해한 북한 주민 2명이 북측으로 추방된 가운데 이번과 같은 비정상적인 탈북민도 우리 국민으로 볼 수 있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이들은 해군에 나포되는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임이 분명하다는 시각이지만 정부는 귀순의 진정성이나 범죄의 심각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귀순 진정성 있어야 국민으로 보호
13일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대한민국 헌법상 북한 주민도 국적자로 간주되는 만큼 추방이 아닌 국내 법원에 세웠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권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지난 8일(현지시간) VOA에 "이들이 재판이 아니라 당국의 합동조사만 받았다면 정당한 법 절차를 거부당한 것"이라며 "한국은 이들 북한 주민들을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처우하고 한국 법원에서 재판했어야 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헌법상 북한도 대한민국 영토이기 때문에 북한주민 역시 우리 국민이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주민은 헌법상 잠재적 국민에 해당하고 이들에게 현실적인 사법관할권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으로 수용되는 절차와 여건, 즉 '귀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에 추방된 북한주민 2명이 관련 매뉴얼이나 북한이탈주민법상의 귀순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물론 이번에 추방된 북한주민들도 귀순을 신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사과정에서 이들이 귀순의사를 밝힌 바는 있지만 발언의 일관성, 정황 등을 종합한 결과 순수한 귀순과정의 의사라기 보다는 범죄 후 도주목적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추방된 북한주민들은 우리 해군의 단속에 수차례 불응하고 계속 도주하다 해군 특전요원들에게 제압 당했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탈북민이 발생하면 해외공관이나 주재국 임시보호시설에 수용되고 신원확인후 국내에 입국한다. 국내 입국후에는 국정원,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합동신문을 받은 후 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으로 신병을 이관한다.

최근 7년간 ‘처벌 우려‘ 탈북민 현황
(단위:명, %)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7
총 탈북자 1,514 1,397 1,275 1,418 1,127 1,137 447
처벌 우려 49 62 39 61 48 51 17
비율 3.2 4.4 3.1 4.3 4.3 4.5 3.8
(자료:통일부)
범죄사실 입국후에야 확인…'살인' 탈북민 지원 안해
16명을 살해한 중범죄자들을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북한에서 범죄를 지은 탈북자를 거부하는 조항은 없다. 실제로 지난 2013년부터 지난 7월까지 국내에 들어온 탈북민중 327명(3~4% 수준)은 '처벌우려' 때문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물론 이들을 모두 범죄자라고 볼 수는 없지만 처벌을 우려해 탈북할 정도의 사유는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서의 살인 등을 이유로 탈북민을 받지 않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실적으로 이들이 북한에서 어떤 범죄행위를 했는지는 관계부처에서 합동신문을 거쳐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귀순의사가 확실하다면 받을 수밖에 없고 과거의 핵적은 그 뒤에 확인되는 상황이다.

다만 살인의 경우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를 받지 못한다. 북한이탈주민법 9조 1항에는 항공기 납치·마약거래·테러·집단살해 등 국제형사범죄자,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 위장탈출 혐의자 등은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경우 정착금, 주거비, 취업지원, 의료보장 등을 지원하지 않는다.

한편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북한 주민이 송환된 사례는 총 13차례, 51명이다. 2017년(5월 이후)에 37명, 2018년 9명, 올들어 10월까지 5명이다.
이번에 추방된 2명은 종전협정 이후 첫 사례다.

대통령비서실 관계자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주민송환 관련 메세지를 보고 있다. 메시지에는 지난 11월 2일 삼척으로 내려왔던 북한주민을 오늘 15시 판문점을 통해 송환한다는 내용이다. 2019.1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