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시아나 인수에 한발 앞선 HDC...구주 가격 등이 남은 변수 (종합)

뉴시스

입력 2019.11.08 17:37

수정 2019.11.08 17:37

2조 중반대 높은 인수가 적어낸 HDC가 우세 관측 그러나 구주 가격이 막판 변수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향배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3파전에서 양강구도로 좁혀지더니 본입찰 결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마감한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2조 5000억원 안팎의 인수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져 1조원 후반대 안팎을 적어낸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보다 한발 앞서가게 됐다.

또 다른 입찰자인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심사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이로써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현대산업개발이 3자간 경쟁에서 가장 우위에 섰다.

이와 관련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8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항공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기업에 (매각) 되면 좋겠다"면서도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있어서 항공노하우 보다는 자금력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제주항공 운항 노하우가 아시아나 인수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별로"라고 잘라 말했다. 항공노하우는 지금의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기에 단거리 중심의 저비용항공을 운영해온 애경 측 경험은 그다지 중요 요소가 아니란 설명이다.

따라서 그룹의 회생을 위해 무엇보다 자금확보가 우선인 금호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인수가격 등 정량평가에서 점수를 더 줄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상대적으로 항공사 운영 경험 등 정성평가에서 우위를 보여온 애경입장에서는 인수가액을 더 적게 써낸 부분이 약점으로 작용될 공산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HDC컨소시엄이 애경을 누르고 확연한 승기를 잡았다고 예단하기도 어려운 구석이 있다. 금호산업 보유 지분(구주) 가격이 막판 변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구주)와 아시아나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자는 구주 인수 가격과 유상증자 참여 계획을 본입찰에 함께 제시했는데, 본입찰 참여자들이 예상보다 구주 가격을 낮게 써내고 높은 신주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주는 금호산업에 넘겨주는 돈이지만 신주는 인수할 아시아나항공에 남는 돈이다.

금호 입장에서는 새 주인의 자산이 될 신주보다는 자신에게 돌아올 몫인 구주가격을 높게 써낸 측에 마음이 갈 수밖에 없다. 현대산업개발과 애경이 구주 가격을 각각 얼마로 써 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애경이 이 부분에서는 현대산업보다 높게 적어냈다는 말도 들린다.

이같은 이유로 아직은 현대산업개발이나 애경그룹 측 모두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샴페인을 터뜨리기도, 낙담으로 일관하기도 이르다는 이야기다.

실제 높은 인수가로 사실상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산업 관계자는 "입찰을 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애경 관계자도 "최선을 다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항공업을 이미 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날 것", "합리적 금액을 제시했다"라고도 했다.


금호산업은 본입찰 마감 뒤 1~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매각 일정을 당겨 다음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chk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