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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 그대로…눈치보는 은행들

뉴시스

입력 2019.11.10 06:01

수정 2019.11.10 06:01

한은, 지난달 중순 1.25%로 인하 시중은행 "인하 시점 내부 검토" 예대율, 오픈뱅킹 등 변수 고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9.11.0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9.11.01.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금리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적용, 오픈뱅킹 도입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 등은 아직 예금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Ⅱ'는 1.69%, 국민은행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 신한은행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 우리은행 '우리 SUPER 주거래예금', KEB하나은행 'N플러스 정기예금' 등은 1.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의 예금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달라진다.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통상적으로 2~3주 뒤 예금금리도 따라간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기준금리가 1.25%로 내려갔음에도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1%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계은행과 지방은행만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일부 예금금리를 내린 상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되긴 했지만 대출금리가 따라가는 시장금리 같은 경우에는 오른 상태"라며 "예금금리를 기준금리에 맞춰서 꼭 내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금리를 섣불리 내리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은행들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新) 예대율 규제로 하나같이 예수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리를 먼저 내렸다가 자금 이탈이 생길 수 있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30일 도입된 오픈뱅킹으로 고객 확보가 절실해진 상황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못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 곳이라도 예금금리를 내린다면 다른 은행들도 줄줄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중 한 곳이 예금금리를 내리면 그건 시그널일 수 있다. 시장금리도 이제 내려가는 추세겠구나 하는 것"이라며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고 시장에 풀어서 대출로 수익을 보전하는건데 기대만큼 안 나오는 것이고, 그럼 그 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 정기예금으로 유의미한 수익을 얻기 어렵다.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고수익 투자를 하겠다면 펀드로 가는 등 투자자 성향을 따라 가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게 낫다고 추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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