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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위기의 車산업, 생존 마지노선 흔들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0 16:50

수정 2019.11.10 17:01

연간 400만대 생산
한국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국내 업체들이 생산한 자동차 대수는 총 326만6698대로 전년동기 대비 0.7% 줄어들었다. 수출 및 내수 판매의 동반 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차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연간 400만대 생산도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스몰 트리오'로 불리는 르노삼성, 한국GM, 쌍용차의 사정이 특히 안좋다. 르노삼성은 올 들어 판매가 24.0%나 줄었다.
수출용 차량인 닛산 로그 물량이 빠지면서 수출이 36.4%나 감소한 것이 뼈아팠다. 한국GM과 쌍용차도 각각 11.1%, 4.9% 판매량이 쪼그라들었다. 현대자동차가 그나마 수출(5.4%)과 내수(3.4%)에서 동반 호조를 보이며 버텼지만 산업 전체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한국 자동차산업 기반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는 냉소적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일본을 위협했던 한국 차산업이 '일본차 킬러'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착화돼 가고 있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다. 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임금은 9072만원으로 폭스바겐(8487만원)이나 도요타(8344만원)보다 많다. 반면 차량 1대당 평균 생산시간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GM(23.4시간)보다 2시간 이상 길다.

현재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산설비와 인력구조는 연간 생산량 400만대에 맞춰져 있다.
생산량이 400만대 이하로 떨어지면 문을 닫는 기업과 부품업체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최근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세계 자동차시장이 공급과잉 상태"라고 분석하면서 "앞으로 업계에서 사라지는 회사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생산절벽으로 내몰린 국내 자동차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미래차로의 발빠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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