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저금리에도 예·적금 돈 몰려… 은행 이자수익 2조 늘었다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1 18:13

수정 2019.11.11 21:13

19개 은행 6월 이자수익 19조
고위험 상품보다 안전자산 선호
예금 금리 낮고 대출 금리 높아
저금리에도 예·적금 돈 몰려… 은행 이자수익 2조 늘었다
기준금리 하락에도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 선호 비중이 늘면서 저금리 상황에도 은행권 이자수익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 사태 등으로 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우려감이 나타나고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상품보다 예금에 관심이 높아져 이자순익은 줄지 않았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감독원 등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9월(3·4분기) 기준 이자순수익은 약 10조2000억원 규모로 잠정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10조2018억원과 유사한 규모다. 올해 7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순익 증가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DLF 사태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순익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해 금리 인하 영향은 비교적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앞서 6월(2·4분기)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이자순익은 지난해 6월에는 10조원에서 올해 6월에는 10조3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이자수익 합계액의 경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6월 17조4590억원에서 올해 6월은 19조2532억원으로 1년 동안 1조8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1.75%로 인상한 이후 올해 7월 1.50%, 10월에는 다시 1.25%로 두 차례 내렸다. 이에 따라 은행권 예금이자는 1%대로 내려가고 최근에는 0%대 예금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은행 예·적금 수요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에는 대출금보다 예치금이 높아야 하는 신예대율 규제와 함께 오픈뱅킹 도입 등 은행권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금 금리인하 속도가 더디고 인하 폭도 크지 않은 상태다. 일례로 산업은행이 최근 SK텔레콤과 연계해 5%대 적금을 출시하는가 하면 제주은행은 4%대 적금을 특판으로 내놓는 등 각 시중은행별로 3% 이상의 고금리예금 상품을 새롭게 내놓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고위험 투자상품에서 원금을 까먹느니 안전한 은행에 예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안전한 은행 예·적금의 만기가 도래해도 다른 투자처로 이탈하는 비중도 많지 않다고 했다. 은행예금 이자가 이미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아 고위험 투자로 손실을 보는 대신 은행 예금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들도 DLF 사태 이후 상품 판매과정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재차 강조하는 등 신중한 모습이어서 투자상품보다는 예금상품으로 자금이 들어가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A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상품은 원금 보장이 안 돼 별도의 상담이 필요하다"며 "손실 가능성이 있어, 3년 내로 출금 계획이 있다면 맞지 않다"고 각 투자상품별 위험성을 꼼꼼히 설명했다.
또 여의도에 위치한 B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와 연계한 DLF는 구조가 잘못돼있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이 상품은 10년 동안 팔면서 상환을 하지 못한 적이 없다"면서 파생결합증권(ELS)상품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이 이어지면서 대출 이자 수익이 크게 확대돼 전체 이자 수익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로 예금 금리가 떨어지고 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최근에는 예금 금리 인하도 주춤한 상태"라며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은행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 이용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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