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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러브레터'의 오타루? '윤희에게'의 오타루!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2 08:50

수정 2019.11.20 09:43

11월 14일 개봉
[이 영화] '러브레터'의 오타루? '윤희에게'의 오타루!

[이 영화] '러브레터'의 오타루? '윤희에게'의 오타루!

[이 영화] '러브레터'의 오타루? '윤희에게'의 오타루!


[파이낸셜뉴스] 이제 홋카이도 오타루는 일본영화 ‘러브레터’가 아니라 한국영화 ‘윤희에게’와 함께 기억될 것 같다.

‘러브레터’ 속 끝없이 펼쳐진 설산이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다운 이미지와 함께 기억됐다면, ‘윤희에게’에서는 골목길에 수북이 쌓인 눈의 두께만큼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두 여인의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20년도 더 지나 극적으로 재회한 두 사람, 극중 윤희와 쥰을 연기한 한일 배우는 짧지만 강렬하게 드러낸다. 둘의 마음이 얼마나 절절했는지. “사랑은 나이·국경·성별 등 모든 장벽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신인 임대형 감독의 연출 의도는 그래서 성공적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윤희에게’는 어느 날 엄마 윤희(김희애)에게 온 한통의 편지를 읽은 사춘기 딸 새봄(김소혜)이 엄마의 과거를 추적하다 일본으로 함께 모녀여행을 떠나는 로드무비 형식을 띈다.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딸을 키우는 윤희(김희애)는 늘 외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딸은 부모가 이혼할 당시 “엄마가 더 외로워 보여” 엄마와 살기로 했다. 하지만 아빠에게 뒤늦게 이혼 이유를 묻고 뜻밖의 답을 듣는다. “너희 엄마는 같이 있는 사람을 외롭게 했다”고.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 누군가의 사랑은 비단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삶까지 쓸쓸하게 만든 것이다. 엄마의 아프고 절절했던 오랜 첫사랑은 “당돌하고 재미있는” 10대 딸의 무모한 '큐피드' 작전 덕분에 마침내 그 베일을 벗게 된다. 그 여정은 가만히 궁금증을 자아내면서도 잔잔하고 담백하다. 어떤 자극적 표현법도 없다.


'윤희에게'는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편견 없이 바라보고 인정하고, 마치 하얀 눈처럼 포근히 보듬어 주는, 사람의 온기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동시에 오랫동안 자신을 벌줬던 윤희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다시 삶의 생기를 되찾는 성장드라마다.


윤희 역의 김희애와 ‘쥰’ 역할의 나카무라 유코가 섬세하고 농밀한 감정 연기로 드라마의 중심을 잡는다면, 윤희의 딸 새봄을 연기한 김소혜와 그녀의 남자친구 역 성유빈 극중 두 10대 커플은 자칫 쓸쓸할 수 있는 이 영화에 새싹처럼 푸릇한 생기를 불어넣는다. 105분, 12세 관람가, 11월 14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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