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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성장률 회복? GDP 15% 차지하는 건설투자에 달렸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2 17:42

수정 2019.11.12 17:42

한은, 내년 2.5% 성장 전망
부진했던 수출 반등하겠지만
건설투자는 2년째 '역성장' 전망
정부 내년 SOC예산 13% 확대
민간부문 하락세 메우기엔 한계
내년 성장률 회복? GDP 15% 차지하는 건설투자에 달렸다
최근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였다. 3개월여 만에 우리 경제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가 1%대로 추락한 것이다.

내년도 성장률은 올해 부진했던 수출의 반등으로 개선 여지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려가 큰 것은 건설투자다. 국내총생산(GDP) 내 비중이 15% 수준인 건설투자가 내년까지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다.
'건설투자 부진'의 골이 깊다면 수출이 개선돼도 경제성장률 반등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12.9% 늘렸지만 시장 전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비중이 높은 민간 건설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 SOC 투자 확대로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다.

■건설, 3년 연속 역성장 우려

12일 한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0%다. 과거 20%가 넘었던 시기에 비해서 낮아졌지만 여전히 비중이 크다.

문제는 GDP 내 비중이 높은 건설투자가 3년 연속 경제에 가장 큰 하방압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3%를 시작으로 올해 -3.3%(전망치)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하다. 한은은 내년에도 건설투자 마이너스 성장 흐름이 이어지면서 1.6% 감소를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의 경우 내년 건설투자가 2.7% 감소해 성장에 가장 큰 하방압력이 될 것으로 봤다.

급해진 것은 정부다. 내년 미·중 무역협상 진전으로 수출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성장률이 부진하다면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는 SOC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내년 SOC 예산도 22조3000억원으로 12.9% 늘려 잡았다. 문재인정부 들어 SOC 투자로는 처음 두자릿수 증가율 기록이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장관회의에서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투자 역할이 크다. 필요한 건설투자는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움직임에도 시장에서는 건설경기 부진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공공 부문의 확대가 있다고 해도 전체 건설시장 내 비중이 70%가 넘는 민간 부문에서 반등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한국건설경영협회가 지난달 31일 개최한 '2020년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대응 발표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4.0% 감소한 148조4000억원으로, 2020년은 이보다 3.8% 감소한 142조9000억원으로 예측했다. 이 예측이 현실화하면 지난 2016년을 시작으로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게 된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정부는 2020년 예산안에 확장 재정을 통한 경기회복 의지를 반영했다"면서도 "SOC 예산 확대 전환은 긍정적이나 늘어난 SOC 예산 중 토목 부문이 약 5000억원에 머무르고 있어 실질적으로 건설사 실적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수출엔 불확실성 남아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로 이어진다면 글로벌 경기가 반등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우리 수출도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반등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수출이 반등할 경우 설비투자가 늘고 소득과 일자리 확대로 이어진다면 민간 소비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도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출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내년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기저효과로 수출이 반등은 하겠지만 수치적 지표 개선이 아닌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

또 미·중 무역협상 타결도 아직까지 마무리된 이슈가 아닌 만큼 기업의 전망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 제조업의 이달 수출전망 관련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아직 반등하지 못하고 하락 중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수출 실적 자체가 빠르게 개선되기는 어렵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민간 부문의 수요 개선은 제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전 세계 교역량의 흐름이 약해지고 있어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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