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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아파트 청약 과열 부른 분양가상한제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2 17:53

수정 2019.11.12 17:53

아파트 청약이 과열 조짐을 보인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설 '르엘 대치'는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31가구 모집에 6500명 넘게 몰려 21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초동 잠원동에 짓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135가구 모집에 1만1080명 이상이 몰려 8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밀어붙이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청약 경쟁에 불을 붙였다고 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서울 27개동을 지정했다. 대치동과 잠원동도 포함됐다.
이번 분양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시장 반응을 떠볼 수 있는 첫 기회였다. 결과는 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한 대로다. 해당 아파트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비껴갔지만 향후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 탓에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일단 당첨만 되면 적어도 수억원 로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심리도 작용한 듯하다. 한마디로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원하는 방향과 거꾸로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일 집권 후반기 들어 처음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임기 후반기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만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적어도 부동산 정책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국토부가 시장원리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마치 두더지잡기 게임을 보는 듯하다. 두더지가 머리를 내밀 때마다 망치로 내려치지만 두더지는 끊임없이 머리를 내민다. 지난 2년 반 정부 정책은 땜질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두더지게임에서 최후의 승자는 늘 두더지다.

국세청은 12일 고가 아파트·오피스텔 취득자 가운데 자금출처가 의심되는 224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탈세범은 의당 엄벌에 처해야 한다.
다만 걸핏하면 시장에 겁을 주는 수단으로 세무조사를 활용하는 것 만으론 한계가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에 "더욱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먼저 부동산 정책부터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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