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에도 강남 재건축 호가 '꼿꼿'…매도-매수 '눈치싸움'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경.©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News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매수 문의가 줄면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집값 변화는 감지되지 않지만, 관망이 장기화할 경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대표 재건축인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거래가 제법 이뤄졌으나, 지난주 상한제가 발표되면서 매수 문의가 급격히 줄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상한제에 대한 영향을 살피느라 눈치싸움을 벌이면서 아직 눈에 띄는 급매물이나 호가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76㎡ 주택형은 20억3000만~20억8000만원대, 전용 82㎡는 22억1000만~22억8000만원대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한제 발표 전인 1주인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잠실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상한제 지역이 발표되면서 매수 문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집주인들도 시장 영향을 파악하느라 집을 내놓는 것에 신중을 기하고 있고, 아직 급매물이 쏟아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어서 호가에 큰 변화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 인기 재건축인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전용 76㎡는 19억2000만~19억8000만원, 전용 84㎡는 22억~22억6000만원대의 호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 밖에 서초구와 강동구 등의 상한제 적용 단지도 관망세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호가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일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의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 일반 아파트는 이달 8일 이후, 재건축·재개발은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4월 29일 이후 입주자를 모집하는 단지부터 분양가가 제한된다.

업계에선 상한제 적용 단지의 일반분양가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리하는 분양가보다 5~10%가량 더 낮아질 것으로 본다. 재건축은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을 팔아 번 돈으로 사업비를 충당하는데, 상한제로 분양 수입이 줄면 그만큼 조합원의 부담이 늘어난다. 새로운 투자자 입장에서도 시세차익 가능성이 작아지게 된다. 상한제 시행으로 재건축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시장이 현재 신축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니, 상한제로 인한 재건축 단지의 불안감이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9% 올라 19주 연속 상승했다.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과 신축 대단지 선호현상 등으로 집값이 올랐다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재건축 단지의 상한제 적용이 내년 4월까지 유예돼, 아직 구체적으로 조합 분담금이 늘어난 사례가 없어 상한제에 대한 체감이 덜한 것도 이유다.
지난여름 재건축 열기가 달아올랐을 때 이미 한차례 손바뀜이 진행됐기 때문에 당장에 나올 급매물이 적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매수 관망세가 장기화하고, 상한제의 영향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면 재건축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매수 관망세가 이달 말까지 계속돼 장기화할 경우엔 재건축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에 따른 조합 분담금이 실제로 공개되면 하방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