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 3구역, 정부 개입…각 건설사 수주 전략 달라지나

정부 규제로 이주비 등 금품 제공 어려워져 
상품 설계를 통한 차별화에 집중 

국토교통부, 서울시, 감정평가사 등으로 구성된 서울 한남3구역 합동점검반은 15일까지 점검을 마치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대형 건설사들은 설계 보다는 조합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부수적인 요소에서 차별화를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최근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을 놓고 정부가 이례적으로 특별점검에 나서자 건설사들 역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수주 전략을 짜느라 고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가치와 시공능력, 평면 설계 등에서 차이가 나지 않자 이를 차별화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고급화 하거나 설계 단계부터 영업적인 면을 고려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서울시, 감정평가사 등으로 구성된 서울 한남3구역 합동점검반은 15일까지 점검을 마치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르면 15일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참여업체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조사 결과 발표가 미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처럼 정부의 규제와 점검으로 인해 정비사업의 전략을 세우기가 힘들어지자 건설사들 역시 수주전이 쉽지 않다. 특히 서울시가 최근 정비사업의 원안설계를 변경할 경우 사업비의 10% 내 경미한 변경만 허용하고 있어 새로운 대안설계나 특화설계를 제시하기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금품 향응 줄이고 상품 강화에 힘써
대형 건설사들은 설계 보다는 조합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부수적인 요소에서 차별화를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등으로 인해 조합의 수익성이 낮아진 만큼 시공사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만족시키는 지가 중요해졌다.

한 대형건설사 정비사업 담당 부장은 “한남 3구역 역시 건설사 3사가 조합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일반 분양을 없애고 1대1 재개발을 하는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에 따른 유연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 건설사들 역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인력을 스카웃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 역시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인해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적극 막겠다고 나선터라 건설사들 역시 금전적인 특혜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힘든 상황이다. 이번 한남 3구역 수주전에서도 이주비 무이자 대출이나 추가 분담금 이자 비용 부담, 상가 인테리어비용 환급, 미분양시 대물변제 등의 혜택이 나왔지만 정부 특별점검으로 인해 실제 실현 가능성이 높을지는 미지수다.

건설사들 역시 과거 자금력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혜택을 강화하는 수주전략에서 실제 상품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고급화를 통해 단지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팀과 관리팀을 합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수주팀과 관리팀이 다르다보니 수주팀이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더라도 수주 이후에 팀이 바뀌면서 공약으로 내세운 혜택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관리팀이 수주 후에 회사의 재무여건상 조합원의 혜택을 실현시킬 수가 없다고 발뺌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최근에는 GS건설, 현대건설을 비롯해 몇몇 건설사들이 수주팀과 관리팀을 합쳐 수주한 사람들이 관리까지 이어지는 게 트렌드”라고 말했다.

■한남3, 한강변 정비사업 '바로미터'
이와 더불어 상품 설계 단계부터 설계팀과 영업팀의 커뮤니케이션을 늘려 조합원들의 니즈를 담은 설계안을 만드는 방식도 나오고 있다.

통상 설계팀의 경우 설계 자체에 신경을 많이 쓰기에 영업적인 면을 담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남3구역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조합원들이 원하는 한강 조망권을 많이 담기 위해 설계팀이 영업팀의 이야기를 많이 반영해 수주 가능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이 더욱 디테일해지고 치열해지는 이유는 한남3구역이 향후 서울에서 나오는 한강 수주전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 사업장의 정비사업 물량이 적은 상황이고 여의도나 목동은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 한강변 위주의 사업장에 대한 건설사들의 수주 열망이 큰 시점이다.

한 대형건설사 정비사업 임원은 “이제 한남3구역을 시작으로 한남 뉴타운, 성수 전략정비구역, 압구정 등 한남 지역 재개발, 한강변 재건축 패권을 두고 그 어느때보다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면서 “이번 한남3구역 수주전을 통해 서울 정비사업의 20년의 향방이 결정 될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