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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살처분 완료…'침출수 유출' 연천 오늘 중 매몰 마무리

뉴시스

입력 2019.11.13 16:13

수정 2019.11.13 16:13

파주·김포·고양·강화 축사 모두 비워…38만마리 살처분 대상에 연천 돼지 1만마리 사유지에 묻기로…매몰 작업 오늘 중 완료
【연천=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통선 내 임진강 상류 마거천에 살처분 돼지의 핏물이 스며든 하천 모습. (사진=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제공) lkh@newsis.com
【연천=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통선 내 임진강 상류 마거천에 살처분 돼지의 핏물이 스며든 하천 모습. (사진=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제공) lkh@newsis.com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생한 지 두 달이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전염병이 발생한 경기지역의 모든 축사가 비워졌다.

최다 발생 지역인 경기도의 살처분 작업이 완료된 만큼 사후 관리가 중요해진 시점이다. 살처분 돼지 수가 불어나면서 매몰지를 마련하는 데 차질이 생겨 사체에서 나온 핏물이 강으로 흘러 들어간 사고도 있었던 만큼, 방역 당국은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13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장에서 ASF 감염 사례가 나온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연천군, 인천 강화군 등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적 차원의 살처분 조치가 모두 완료됐다. 현재까지 살처분 대상에 오른 돼지는 총 38만821마리로, 이 중 경기 내 돼지는 총 36만4270마리다.

도태(안락사) 조치가 내려진 강원 지역에선 1만6551마리 중 1137마리의 돼지가 남아 있다.
축사를 운영하는 한 노부부가 수매에는 동의했지만, 도태에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는 정리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ASF 발생 초기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자 농가가 희망하는 만큼 비육돈(5개월 이상 사육해 식용으로 출하 가능한 돼지)을 수매하고 남은 돼지는 모두 살처분하는 방식으로 관내 돼지를 모두 없애기로 했었다. 지난 8일을 기점으로 정부는 경기 북부와 강원 지역에서 총 6만5557마리의 돼지를 수매했다.

【연천=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통선 내 임진강 상류 마거천 주변에 마련된 살처분 매몰지에 덤프트럭들이 살처분 된 돼지 수만마리를 싣고 대기하고 있다. 2019.11.12. (사진=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제공) lkh@newsis.com
【연천=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통선 내 임진강 상류 마거천 주변에 마련된 살처분 매몰지에 덤프트럭들이 살처분 된 돼지 수만마리를 싣고 대기하고 있다. 2019.11.12. (사진=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제공) lkh@newsis.com
지난달 9일 이후 한 달 넘게 양돈 농장에선 추가 발생이 없지만, 야생 멧돼지에서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어 살처분 과정에서의 방역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축사 내 또는 근처에 매몰지를 마련해 돼지를 매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하지만 매몰지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 '렌더링'(rendering) 방식을 병행한다. 이는 돼지 사체를 고온에서 가열 처리해 유골분으로 만든 후 공업용 퇴비나 원료 등으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손쉽고 안전하게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수 있다고 방역 당국은 설명한다.

정부가 살처분에 속도를 내면서 사체가 급속도로 불어나자 24시간 내내 가동하는 렌더링 처리장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렌더링 과정에선 악취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돼지 핏물이 섞인 침출수가 유출된 연천은 렌더링 처리장이 소재한 곳으로, 처리장이 종일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악취에 주민 민원이 제기됐다.

결국 연천군은 렌더링 처리될 예정이었던 1만2000마리의 돼지를 군(軍) 부대가 내어준 빈 부지에 묻기로 했다. 이 돼지 사체들이 기존에 매몰될 예정이었던 3만5000마리의 돼지와 함께 매몰을 대기하며 쌓여 있던 자리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마거천으로 흘러 들어갔던 것이었다.

사체 더미는 매몰지 확보가 늦어지면서 생겼다. 당국은 1만2000마리 중 2000마리는 예정대로 군 부지에 묻고, 나머지 1만 마리는 침출수 유출 방지 조치를 하는 조건으로 사유지에 묻기로 합의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추진상황과 농가 지원에 대해발표하고 있다. 2019.10.1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추진상황과 농가 지원에 대해발표하고 있다. 2019.10.15. ppkjm@newsis.com
지난 12일까지 5000마리, 이날 오전까지 2000마리의 매몰이 완료됐다. 농식품부는 오늘 중으로 남은 돼지를 모두 매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매몰지가 연천 주민과 군인 등에 식수를 공급하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부터 직선거리로는 약 6㎞, 유하거리(하천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잰 거리)로는 약 16㎞떨어져 있어 상수원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마거천으로 이미 유출된 침출수는 수중 모터로 흡입하는 방식(펌핑)으로 빼내 육안으로 보이는 핏물은 없는 상태다. 다만 수질 관리 검사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임진강 수계에서 시료를 채취해 한강환경유역청에 수질 검사를 의뢰해 둔 상태다.

야생 멧돼지에서 계속해서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매몰지의 관리 상태를 철저히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101개 매몰지를 일제 점검하고 침출수 유출 등 환경적 우려가 확인되면 즉시 시정 조치할 계획이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ASF 방역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발생 지역 4개 시·군에서의 매몰지 관리 상태를 즉시 점검하라"며 "훼손 여부를 꼼꼼히 살펴 보완하고 우천 시에 대비해 배수로에는 비닐 등을 덮어라"고 지시했다.


한편 현재까지 국내에서 ASF는 양돈 농가에서 14차례,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강원 철원군 등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에서 25차례 검출됐다.

suwu@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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