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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성장률 올해 2%·내년 2.3%로 낮췄다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3 17:56

수정 2019.11.13 17:56

"재정 확장·추가 금리인하 하고
증세 공론화 사회적 합의 필요"
KDI, 성장률 올해 2%·내년 2.3%로 낮췄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0%로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5%에서 2.3%로 낮춰 전망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제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회복세는 완만하다는 평가다. KDI는 한국은행에 금리를 추가 인하해야 한다고 제언했고, 정부에는 증세를 공론화해 사회적 합의점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13일 "미·중 무역 갈등과 같은 대외적 불확실성이 올해 2·4~3·4분기에 크게 부각되면서 성장세가 많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중간재·자본재 교역량이 줄고, 더 나아가 제조업 생산 부진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성장률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미·중 무역 갈등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올해 3.0%에서 내년 3.4%로 확대된다고 KDI는 봤다. 원유(두바이유 기준) 가격은 올해보다 약 5% 하락한 60달러 내외이며,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는 1% 내외 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를 통해 추산한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은 2.3%다.

그나마도 대외여건이 악화되면 2.3%는 실현하기 어려워진다.

■내수·수출·투자 회복세 미약

내년 우리 경제 회복세는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 회복세는 올해 극심한 부진으로 비롯된 기저효과에도 완만할 것으로 관측됐다.

가계의 원리금 상환 압력이 지속되면서 민간 소비는 올해(1.9%)보다 소폭 높은 2.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신흥국의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반도체 경기가 개선되면서 올해(1.0%)보다 높은 3.2%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입 증가율은 올해 -0.6%에서 내년 3.2%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올해(778억달러)와 유사한 76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해야"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을 더욱 완화적인 기조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경제활동이 부진하고 대외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어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0%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KDI가 한국은행에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DI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지(1.50%→1.25%) 12일 만인 지난 10월 28일에도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펴내면서 금리를 또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문하면서도, 총수입 증가율과 총지출 증가율을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9~2023년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6.5%인데 반해, 총수입 증가율은 3.9%에 그친다.


정 연구위원은 "지출 분야에 대한 면밀한 성과평가와 함께 총지출 전반의 재원배분을 재조정함으로써 지출 효율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국민부담률 상승 등을 통한 총수입 확대가 필요함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을 했다고 봐도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 실장은 "중장기적으로 국민부담률 상승은 회피할 수 없다"며 "우리가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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