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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헥사바이오 대표 "개 구충제 암치료 효과, 임상 지켜봐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3 18:51

수정 2019.11.13 20:24

'독성과 암의 발생' 덕형포럼 강연
암환자 생존회복, 면역력에 달려
암예방 위해 독성노출 최소화해야
흡연시 맹독성물질 DNA에 악영향
이민영 헥사바이오 대표 "개 구충제 암치료 효과, 임상 지켜봐야"
암환자들의 개 구충제 복용 효과에 대해 독성학 박사인 이민영 헥사바이오 대표(사진)는 "과학자 입장에서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폐암 말기 투병 중인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씨가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 복용 근황을 전하면서 조명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이민영 대표는 "분명 뭔가가 있는데 규제당국 입장에서 효과가 있다고는 못하고, 임상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 덕형포럼에서 '독성과 암의 발생'이란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환자가 자신이 오래 살기 위해 (개 구충제를) 먹겠다면 말릴 방법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임상시험을 할 때 리스크를 분석하고 들어간다"며 "개 구충제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임상이 정리가 될 때 규제당국이 허가해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독성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립독성연구원에서 근무했다.

미국 P&G 기술연구소를 비롯해 삼양사 의약사업부, 한화 바이오사업단 등에서 항암제 등 임상제약 관련 사업 업무를 맡았던 이 대표는 암환자들은 생존기간과 삶의 질, 의료비용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대표는 "암환자 중에서 일반적으로 새 약물을 찾아서 병원을 도는 분들은 약을 투여받고 이상반응을 겪는 사이클이 진행되면서 자기 몸은 자기 것이 아닌 게 된다"며 "자의식이 떨어져나가고 결국 자의식 없는 몸뚱아리만 남는다"고 설명했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경우 피부와 점막 관련 고통스러운 이상반응을 겪는데 이는 전체 고통의 10~20% 수준이란 지적이다. 이외에도 고열, 설사, 면역력 저하 등 삶의 의욕을 상실할 정도로 서너달간 고통을 받기도 한다.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을 비교한 이 대표는 "현대 약물의 한계는 완치가 아닌 케어하는 수준"이라며 "웰빙을 위해선 헬스케어를 잘 관리해야 한다. 약을 투여할 때도 생존기간과 삶의 질을 잘 평가해 웰다잉을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 대표는 "암환자의 생존 회복은 면역력에 달렸다"며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얼마나 잘 싸우느냐가 관건이다. 자기 면역력을 높이는 삶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인 환자가 암에 걸려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간다면 비만이 없는 나약한 암환자보다는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암예방을 위한 조치로 독성 노출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암예방을 위한 궁극적인 방법은 정상 세포의 유전자 변이를 막는 것"이라며 "규칙적인 운동과 좋은 식생활로 면역력을 극대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세먼지보다 맹독성이 높은 것으로 흡연을 꼽았다.

이 대표는 "살면서 인간들은 외부물질에 노출돼 있다. 흡연은 미세먼지보다 맹독성인데 사람들이 관대하다"며 "흡연을 하면 맹독성 물질은 DNA까지 들어간다. 독성물질은 DNA에도 영향을 주면서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일상생활 속의 독성물질을 강조, 샤워 중에 사용하는 과도한 샴푸 사용과 잦은 건강검진에 따른 방사선 노출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독성의 기본원리는 사용량과 접촉시간이 많으면 독성은 비례한다는 것"이라며 "샴푸는 가장 적절한 적은 양으로 끝내는 게 현명하다.
방사선을 쪼이는 잦은 검진도 해가 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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