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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진강 돼지핏물 유출, 살처분→매몰 미흡했다" 인정

뉴스1

입력 2019.11.14 14:10

수정 2019.11.14 14:10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경기 연천군 매몰지 침출수 관련 현장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2019.11.14/뉴스1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경기 연천군 매몰지 침출수 관련 현장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2019.11.14/뉴스1

(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과정에서 살처분된 돼지 핏물(침출수)이 임진강으로 유출된 사고와 관련해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천군 매몰지 침출수 관련 조치상황 브리핑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파주, 연천, 철원에서 야생멧돼지 ASF가 지속 발생해 신속한 처리가 필요했다"며 "많은 (돼지 살처분) 물량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인 차량과 야적된 사체에서 침출수가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임진강 지류 마거천에서는 돼지 매몰 과정 중 침출수가 유출돼 강물이 붉은빛으로 변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에 인근 취수장이 취수를 일시 중단하고, 주민들은 상수원 오염 등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김 장관은 돼지 살처분·매몰 관리 상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살처분 과정과 매몰 과정이 순차적으로 잘 맞아 들어갔어야 됐지만 엇박자가 상당히 있었다"고 인정했다.

살처분에 앞서 매몰지와 렌더링(사체를 고온·고압에서 태워 유골분으로 만드는 작업)을 할 공장의 용량이 확보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살처분 작업을 서두르다 보니) 렌더링 공장 용량이 부족해 다시 매몰지를 찾게 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이 혼선이 미흡한 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침출수 유출에 따른 위험은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김 장관에 따르면 연천군은 침출수 유출을 확인한 즉시 도랑과 마거천에 유출된 침출수를 수중 모터와 준설차를 활용해 제거했다.

또 침출수가 도랑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저류조를 만들었고, 도랑에 이중둑을 설치해 추가 오염을 차단했다.

김 장관은 사고로부터 나흘이 지난 이날 오전 직접 현장을 점검했다고도 밝혔다. 점검 지점은 모두 4곳으로, 각각 Δ마거천이 임진강에 합류하기 전 300m 지점(1번) Δ침출수가 확인된 마거천 지점(2번) Δ매몰지 인근 마거천 최상류 지점(3번) Δ매몰지(4번) 등이다.

김 장관은 "(1번 지점에서)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장으로부터 수질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현장에 있는 동안 환경부 직원이 직접 수질을 측정장비로 검사한 결과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질검사를 매일 실시하는 등 수질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나머지 지점에서도) 제가 확인한 바 흐르는 물에서 특이한 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4번 지점인 매몰지에서는 침출수가 흘러간 경로를 확인한 뒤 침출수가 흐르지 않고 모일 수 있도록 저류조를 설치했다. 혹시 모를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이중둑도 쌓았다.

김 장관은 "현재 저류조에 핏물은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매몰지 정리 작업은 앞으로 상당히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김 장관의 설명이다. 매몰지가 야생동물에 훼손되지 않도록 울타리를 설치하고, 악취 발생과 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하우스를 덮으며, 배수로도 조성해야 한다.


김 장관은 "국민들께서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ASF 방역 과정에서 조성된 매몰지 전체 104개에 대해 관계부처와 지자체와 함께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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