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원금 20%이상 손실 위험 사모펀드 못 판다(종합)

뉴스1

입력 2019.11.14 15:37

수정 2019.11.14 19:58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대규모 손실을 야기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는 투자자가 상품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위험 투자상품의 은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개인의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도 현행 1억원에서 3억원 이상으로 올려 진입 문턱을 높인다. 2019.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대규모 손실을 야기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는 투자자가 상품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고위험 투자상품의 은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개인의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도 현행 1억원에서 3억원 이상으로 올려 진입 문턱을 높인다.
2019.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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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은 원금 20~30% 이상 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규정하고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내부통제 소홀 등으로 금융상품 판매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은행이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규제를 회피하는 사례를 막고자 기초자산·수익구조가 유사하면 공모펀드로 판단하도록 기준을 강화한다. 일반투자자가 전문투자자형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최소 금액도 현행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높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Δ금융회사들의 공모규제 회피 Δ투자자보호 사각지대 Δ금융회사 내부통제 미흡 등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도입하고 관련 규제를 신설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Δ파생상품 내재 등 투자자가 가치평가방법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 Δ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일정 수준(20~30%) 이상인 상품으로 구조화상품, 신용연계증권, 수익구조가 시장변수에 연계된 상품 등이 해당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공모·사모와 상관없이 녹취의무와 숙려기간이 부여되고 설명의무, 공시의무, 판매인력 제한 등을 이행해야 한다.

은행은 DLF와 같은 고난도 사모펀드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은행은 상대적으로 투자자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채널로 전환한다. 은행 고객의 고난도 사모펀드 접근성은 사모투자재간접펀드(사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보완한다. 은행의 고난도금융투자상품 신탁판매도 제한한다. 이러한 규제는 보험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금융회사가 공모규제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공모판단 기준도 강화한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적합성·적정성 원칙, 고령 투자자 숙려제도 등 판매규제와 동일 파생결합증권 30% 이상 편입 금지 등 운용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이런 규제를 회피하고자 동일한 증권의 발행·매도를 둘 이상으로 분할해 각각 49인 이하에 쪼개어 팔았다고 봤다. 이에 6개월 내 50인 이상에 판매되는 복수 증권(펀드 포함)은 기초자산과 손익구조가 동일·유사할 경우 원칙적으로 공모로 판단하도록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여러 운용사가 설정한 펀드를 특정 판매사가 판매한 경우도 포함한다.

전문투자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의 일반투자자 최소투자금액은 현행 1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레버리지 200% 이상 펀드는 3억원 이상 → 5억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 문턱이 다시 높아진 것이다.

고난도 상품의 경우 모든 일반투자자에게, 기타 금융투자상품에 대해선 모든 고령투자자와 부적합투자자에게 녹취의무와 숙려제도가 적용된다. 현행 만 70세 이상인 고령 투자자 요건도 65세 이상으로 확대해 약 237만명의 투자자가 고령투자자로 추가 분류된다. 또 투자자가 숙려기간 내 청약 승낙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청약이 철회된다는 사실 통지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설명의무 등 판매절차도 강화한다. 투자자·판매직원 모두 자필 또는 육성으로 진술하는 절차만 인정한다. 금융회사는 녹취 자료 등 모든 판매 관련 자료를 10년간 보관하고, 투자자가 요청할 경우 즉시 제출해야 한다. 특히 투자자 대신 기재하는 행위, 투자자성향 분류 조작 행위 등 불완전판매 유도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1억원 이하의 과태료, 6개월 이내의 업무정지, 임원에 대한 해임요구 등 엄정 제제하기로 했다.

이런 투자자보호 조치와 더불어 금융회사의 책임성 확보와 감독 강화방안도 마련한다. 금융회사가 책임있는 의사결정을 하도록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관리책임을 명확화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영업행위준칙에 판매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책임을 명시함으로써 불완전판매 관련 인과관계 파악과 사후 제재가 가능하도록 한다. 내부통제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로 소비자피해 발생 시 경영진 제재가 가능하도록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제조사는 상품 발행 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투자자 유형, 투자경험 등을 고려해 목표시장을 설정해 은행 등 판매사에 권고해야 한다. 판매사는 대표이사를 확인을 거쳐 이사회 의결을 통해 판매 여부를 결정한다. 판매 결정과정에서 이사회, CEO 역할 등을 명시화한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도 강화한다. 대표적으로 Δ징벌적 과징금(수입의 최대 50%까지) Δ적합성, 적정성 원칙 위반시 과태료 부과(최대 3000만원) Δ판매제한 명령권 도입 등이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자산운용사가 판매사로부터 명령·지시 등을 받아 펀드를 운용하는 'OEM 펀드' 규제도 기존에는 운용사만 제재했지만, 판매사에 대한 제재근거를 마련하고 단순협의를 제외한 모든 행위를 명령과 지시 등으로 간주한다.

금융당국은 법령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우선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상시감시 및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경영실태평가시 핵심성과지표(KPI) 적정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위험상품 투자자 리스크 점검 회의를 정례화하고, 은행권 내부통제 실태에 대한 점검과 미흡 사항에 대한 보완조치 요구도 추진한다. 현재 우리은행·하나은행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투자자 보호 방안을 타 은행들로 확산하도록 유도한다.

금융당국은 이런 종합방안을 토대로 약 2주간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방안을 확정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법령 개정 전까지 동일증권 판단기준을 구체화하고 고난도상품 일괄신고 허용기중늘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시행한다.

다음 달 중에는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중 손실이 확정된 대표적인 사례를 대상으로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판단하고 배상비율을 결정한다.
나머지 분쟁조정 건은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은행에 합의권고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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