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4차 산업혁명과 바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4 16:43

수정 2019.11.14 16:43

[특별기고]4차 산업혁명과 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적 혁신 주기는 극단적으로 짧아지고, 새로운 기술의 파급속도도 매우 빨라지고 있다. 기존 산업혁명과 같이 4차 산업혁명 역시 전 세계의 기술, 산업, 경제 및 사회구조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 바다의 경우 항만물류, 해양수산, 해양기후, 해양관광, 새로운 해상·해저 공간 등 다양한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곳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효과를 창출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다양하면서도 많은 데이터가 존재하고, 하나의 서비스가 여러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해양센서를 통한 해양기후 예측의 정확성을 제고하면 최적의 항만물류 경로를 구성할 수 있고, 해양공간의 사고와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양식과 어업의 생산성과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바다는 새로운 기회의 공간으로 부상할 것이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항만·해양 관련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새로운 요구와 변화에 맞춰 변화해 나가고 있다. 세계의 해양수산 관련 주요 기업과 도시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그 패권을 쥐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선사인 머스크는 디지털 본부를 신설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COSCO, NYK 등도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독일 함부르크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와 연계해 항구도시의 특성을 살린 항만, 도로 등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항만의 생산성·안전성을 제고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더욱이 경쟁항만 도시인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과 협력해 상호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국내의 선사와 항만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고 있는데 항만 장비와 인프라, 물류 추적을 위한 인프라 등 인프라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해외의 기업과 도시들은 인프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경쟁항만과 협력해서라도 가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바다에서 새로운 가치와 경쟁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새로운 전략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이미 선진국들은 다양한 산업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핵심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고도화를 위한 정부 지원사항을 수렴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기 위한 협력관계 구축과 법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준비와 노력들이 시급하다.

다행히 우리 정부 역시 시대·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의적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스마트기술들을 해양과 수산 분야에 접목, 새로운 가치와 경쟁력을 창출하기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해양수산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는 해양수산부 담당자와 함께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과제를 도출했다.

바다는 분명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우리의 몫이다.

최형림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