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은행서 DLF 판매 금지, 잘한 일이다

금융위 소비자 대책 발표
도덕적 해이는 경계해야

앞으로 은행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손님에게 팔지 못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처럼 당최 이해가 어렵고 큰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이 대상이다. 6월말 기준 74조원가량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또 앞으로 관리·감독 소홀로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은행 최고경영자(CEO)와 준법감시인도 제재를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강온 양면책을 적절히 섞은 것으로 평가된다. DLF 같은 고위험 파생상품을 아예 팔지 못하도록 한 것은 당장 은행에 타격이다. 그렇다고 아예 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같은 고난도 상품이라도 사모가 아닌 공모펀드는 판매가 가능하다. 또한 금융위는 이번 DLF 사태를 이유로 곧바로 기관 또는 은행 경영진을 징계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같은 잘못을 저지르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을 뿐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해외금리 연계형 DLF에 대해 "일종의 갬블(도박)을 이 사람들(금융회사)이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장은 "투자자가 자기 책임하에 투자했다고 해도 더 중요한 책임이 (상품을 만들고 판) 금융회사에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윤 원장의 인식에 동의한다. DLF와 같은 고위험 파생상품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 고객들은 은행에서 권하는 상품을 오로지 은행을 믿고 구입하는 경향이 짙다. DLF는 이 같은 고객의 신뢰에 먹칠을 했다.

문제가 된 DLF를 주로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이미 지난달 중순에 자체 개선안을 내놨다. 금감원 분쟁조쟁위원회의 조정 결과를 흔쾌히 수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두 은행의 관련 DLF 판매잔액은 약 8000억원에 이른다. 금감원은 다음달 분조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은행을 믿고 따른 선의가 피해자에게 충분한 배상이 이뤄지길 바란다.

덧붙여 금융위 대책에는 빠졌지만, 금융 투자는 궁극적으로 본인 책임이란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은행도 수익을 내야 생존하는 기업이다.
고위험 상품을 팔아야 수익률이 높다. 적어도 고위험 파생상품에 제 돈을 거는 투자자라면 어떤 결과에도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자세가 필수다. 행여 이번 대책이 손해가 나면 은행이 물어준다는 도덕적 해이로 이어져선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