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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현미경] 손정의와 이해진의 동맹…네이버 질주할까

뉴스1

입력 2019.11.16 07:01

수정 2019.11.16 07:0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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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 재팬이 경영 통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이버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에서 라인은 모바일메신저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야후재팬은 검색, 쇼핑 등에서 1위에 올라있다.

네이버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증권가에서는 경영 통합이 이뤄질 경우 막대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 통합 추진이 보도된 지난 14일 네이버(NAVER) 주가는 전일대비 13.92%(2만2000원) 급등한 18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10월 액면분할 이후 최고치다. 15일에는 17만3500원으로 전일대비 3.61%(6500원) 떨어졌으나 장중 삼성전자 우선주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네이버 주가는 연초(11만8000원) 대비 무려 47% 올랐다. 올해 들어 데이터 기반의 커머스 사업이 광고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고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글로벌 IT 플랫폼 업체에 대한 잇따른 투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핀테크, 웹툰 등 신사업 성장 모멘텀도 부각됐다.

네이버의 3분기(7~9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646억원과 20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했다. 영업익은 8.9% 감소했으나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2분기(4~6월) 1000억원대까지 떨어진 영업이익이 2000억선을 회복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라인과 야후재판의 경영 통합 추진 보도는 네이버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한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그 아래 야후와 라인을 두는 구조다.

양사의 경영통합 배경에는 간편결제부문 출형경쟁에 대한 상호자제 필요성, 일본의 모바일 간편결제시장, 핀테크, O2O, 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한 협업 필요성 등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라인과 야후재팬 간 경영통합이 현실화되면 핀테크, 광고수익, 이커머스 등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두고 '호랑이 등에 올라탄 라인', '제2의 알리바바 탄생', '이해진(네이버 창업자)과 손정의(소프트뱅크 창업자) 동맹'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라인은 메신저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플랫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야후재팬은 모바일컨텐츠, 커머스인프라 등을 갖추고 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영 통합이 이뤄진다면 단기적으로 광고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야후재팬의 광고매출이 라인의 2.5배가 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야후재팬의 광고주 풀을 활용해 광고의 성장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기준 소프트뱅크의 모바일간편결제 사용자수는 1474만명으로 라인페이 일본 사용자수의 5배가 넘는 상황"이라며 "양사의 출혈 경쟁 자제와 협력 등을 통해 현금위주의 일본 결제시장을 현금 없는 간편결제시장으로 변화시켜 그 결실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현금없이 결제하는 비중을 40%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라인의 수익성 제고도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라인은 공격적인 인력채용 및 마케팅비용 집행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라인의 비용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라인과 네이버 실적은 내년 빠른 턴어라운드를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경영통합이 현실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장미빛 전망에 매몰되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라인과 야후재팬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네이버와 쿠팡 커머스부문 통합 루머도 있으나 조인트벤처 설립 여부가불투명한 현 상황에서 과도한 예단"이라며 "현재로선 추가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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