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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두달 국내ASF 대책 '명과 암'..추가 확진 없지만, 감염경로 미궁 [이슈 분석]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7 17:41

수정 2019.11.17 17:41

발생 두달 국내ASF 대책 '명과 암'..추가 확진 없지만, 감염경로 미궁 [이슈 분석]
국내 최초 발생 2개월(11월 17일)을 맞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대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9일 경기 연천 돼지농가에서 14번째로 발생한 이후 1개월 넘도록 사육돼지에서 확진 사례는 없다. 살처분과 수매 등 고강도 방역대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북한으로부터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전히 감염경로는 오리무중이고, 야생 멧돼지에서 추가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살처분 돼지의 침출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방역당국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월 17일 경기 파주 돼지농가에서 국내 처음으로 ASF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9일까지 돼지농가에서 총 14건이 발생했다.
경기 북부 지역인 파주와 연천, 임진강 하류 지역인 김포, 강화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파주와 강화가 각각 5건, 김포·연천은 각각 2건이다

연천을 마지막으로 한 달 넘도록 돼지농가에서는 추가 확진 사례는 없다. 이는 기존 긴급행동지침(SOP)을 뛰어넘는 고강도 방역조치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방역당국은 ASF 발생지역에 대한 살처분은 물론 해당 시·군의 사육돼지를 수매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사육돼지 살처분은 지난 15일까지 모두 완료했다. 248개 농가의 38만963마리가 매몰됐다. 연천이 79개 농가, 16만4281마리로 가장 많고 파주 94개 농가, 11만458마리, 김포 21개 농가, 4만5763마리, 강화 39개 농가, 4만3602마리 등이다.

예방 차원에서 실시한 125개 농가, 6만5557마리 수매도 지난 8일 완료했다. 수매지역은 파주·김포·연천 3㎞ 이외, 강원은 남방한계선 10㎞까지다. 이로써 정부가 살처분하거나 수매해 사라진 돼지는 44만6520마리에 달한다. 이는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347만9962마리가 살처분된 이후 가장 많다. 살처분에 따른 농가의 복구도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돼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야생 멧돼지에서는 현재까지 25건이 발생하면서 ASF 공포는 여전한 상황이다. 철원이 11건으로 가장 많고 연천 8건, 파주 6건 등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멧돼지에서 지속적으로 ASF 바이러스가 나오고 있어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아직 명확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계속 발견되면서 북한으로부터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정도다. 야생 멧돼지 유입 가능성은 없다던 관계부처는 뒤늦게 비무장지대(DMZ) 등에 대한 방역에 나서는 등 '뒷북 대책'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야생 멧돼지로 인한 전염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침출수 문제는 2차적 피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0일 연천에서 매몰돼지를 처리할 대형 용기 제작이 늦어지자 매몰지에 살처분한 돼지를 그대로 쌓아둔 채 무리하게 작업을 해 침출수가 유출돼 하천으로 흘러들었다.

김 장관은 최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살처분을 먼저 하고 렌더링(가열처리로 바이러스를 소멸시키는 작업) 공장으로 가려 했는데 공장으로 가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환경검사 결과 수질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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