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2금융권 오픈뱅킹 확대...저축은행은 '골머리'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8 18:53

수정 2019.11.18 21:31

내후년에 시중은행-2금융권 오픈뱅킹 가능 
현재 저축은행 모바일앱 고객 만족도 낮아 
오픈뱅킹시 시중은행앱으로의 쏠림 우려 
[파이낸셜뉴스]
현재 시중은행에서 시행되고 있는 '오픈뱅킹'이 조만간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 금융권에도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중은행 대비 모바일뱅킹 경쟁력이 떨어지는 저축은행업계는, 오픈뱅킹으로 인해 시중은행으로의 고객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오픈뱅킹은 앱 하나로 모든 은행계좌의 출금·이체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을 말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저축은행과 우체국 등 2금융권 간 오픈뱅킹이 가능하도록 하고, 내후년엔 시중은행과 2금융권을 합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우체국, 카드사, 증권사 등 다양한 업권의 수요가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해 내년 본격적인 시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핀테크 및 데이터 관련 금융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추이에 따라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는 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의 방침에 따른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동행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지만, 모바일뱅킹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는데 오픈뱅킹을 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대두하고 있다. 현재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모바일앱을 선보인 곳은 22곳이다. 대부분의 앱은 한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고객들의 만족도도 낮은 편이다. 'SB톡톡플러스앱'도 66개 저축은행을 한 곳에 모으다보니 직관성 및 속도·편의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뱅킹이 저축은행으로 확대되면 저축은행 모바일앱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대한 각종 모바일뱅킹을 시중은행의 앱을 통해 할 수 있다면, 저축은행 통합앱 등은 소외를 받을 수도 있다"며 "더욱이 저축은행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시중은행들의 막강한 마케팅력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여러 모바일금융 플랫폼 사용으로 고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모바일뱅킹 경쟁력 강화에 진력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오픈뱅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앱에서 저축은행 계좌조회와 더불어 송금·이체까지 가능해진다면, 저축은행이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고 시중은행이 가진 신뢰의 후광까지 받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저축은행업계는 오픈뱅킹 확대에 대비, 모바일앱의 기능 개선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은행권 오픈뱅킹 서비스가 안착되고 나면 내년 초 오픈뱅킹 확대와 관련한 세부 방안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세부 방안에서 저축은행을 포함한 각 금융사들의 다양한 요청 사항들이 어느 정도 수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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