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시중銀 예금금리 인하 두고 '눈치게임 장기화'…안 내리나?

뉴스1

입력 2019.11.20 06:10

수정 2019.11.20 09:33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 영업점 대출업무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18.4.17/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 영업점 대출업무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18.4.17/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장도민 기자 =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예금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고심하던 주요 은행들의 눈치게임이 장기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오히려 대출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내리면 자칫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감에 이른바 '총대'를 메는 은행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모바일 앱 하나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오픈뱅킹시대가 최근 열린데다 내년부터 가계대출 확대에 제약이 따르는 신(新) 예대율 규제가 시작돼 개인 고객 이탈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미묘한 시점이라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대부분이 예금금리 인하 폭을 정해뒀으나 인하 시점을 두고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의 수신 담당자들이 예금금리 인하안을 승인받기 위해 결재를 올렸지만 1개월째 보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예금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결재가 안 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통상 2주 안에 주수입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 보전을 위해 예금금리를 조정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연 1.25%로 0.25%p 인하됐음에도 외국계은행·지방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은 한달이 넘도록 인하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들은 예금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만 인하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근 변동형을 중심으로 내림세로 돌아선 것도 예금금리 인하에 무게를 싣는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15일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연 1.55%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하락했다고 공시했다. 코픽스가 하락함에 따라 이에 연동되는 주담대 변동금리도 인하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KEB하나·기업·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변동한다.


주요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등급)도 이달 한때 1.804%까지 올랐으나 지난 18일 기준 1.760%로 하락했다. 그 결과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도 지난 18일 기준 0.03~0.07%p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소폭 하락에 그쳤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NIM(순이자마진)이 떨어진 것이라서 예금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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