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위기의 지방은행, 글로벌 사업으로 돌파구 모색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0 18:51

수정 2019.11.20 21:41

지방경기 침체·저금리 기조 등으로 수익성 악화 
동남아·中 시장 적극 공략 
[파이낸셜뉴스] 지방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 등으로 국내에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지방은행이 글로벌 사업에 진력하며 위기상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의 올해 3·4분기 연결 누적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5292억원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도 2.3% 감소한 2721억원에 그쳤다. BNK금융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4.61%, 4.21%씩 감소해 3559억원, 1626억원으로 집계됐다. DGB금융의 대구은행은 15.9% 줄어든 2365억원을 나타냈다. 아울러 국내 5대 지방은행(경남·부산·광주·전북·대구은행)의 올 상반기 평균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말 2.32%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2.24%였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지방경기 침체와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지방은행을 지탱했던 수익 기반인 대규모 영업망도 비대면 채널 확대 등 시장 상황의 변화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고, 내년 지방은행의 경영 실적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부산·울산·경남 등의 경기가 타격을 받았고,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으로 전북 군산 등의 지역 경기도 좋지 않다"며 "지방은행의 장점이었던 다수 점포는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됨에 따라 오히려 비용을 늘리는 단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방은행이 새로운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지방은행은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 수익성 극대화에 진력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JB금융지주의 전북은행은 지난 2016년 인수한 캄보디아의 프놈펜상업은행(PPC Bank)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6월엔 국제금융공사와 향후 5년간 캄보디아 중소기업에 대출 3000만 달러를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9월엔 브랜드 옥외광고를 선보이는 등 프놈펜상업은행의 현지화 전략을 적극 지원해 캄보디아 내 3대 은행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대구은행은 2016년 라오스의 DGB캐피탈 자회사 'DGB Lao Leasing Company Co., Ltd(DLCC)' 현지법인을 설립한 후 지난해 캄보디아의 MFI(여신전문금융기관) 캠캐피탈 은행을 100% 지분으로 인수해 'DGB특수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DGB특수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 급증한 52억원을 기록하고 자산규모가 2000억원 이상에 달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을 나타내며 최근 상업은행으로의 전환도 신청했다. 또한 대구은행은 중국 상하이와 베트남 호치민 등에도 지점을 설립했다.


BNK부산은행은 중국 칭다오와 베트남 호치민에 해외 영업점을 두고 있고, 미얀마 양곤과 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에도 사무소를 설치했다. 최근엔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난징지점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를 취득, 칭다오 지점에 이어 중국 내 두 번째 영업점을 내면서 중국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수익성 한계를 절감한 지방은행이 강구할 수 있는 주요 돌파구는 글로벌 사업"이라며 "현지 은행들에 비해 자금조달 비용이 덜 들고 금리 경쟁에서의 상대적 우월성 등 이점이 적잖게 존재해 앞으로 지방은행의 글로벌 사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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