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반등했지만…꺼지지 않는 '디플레 불씨'

11월 소비자물가 0.2% 상승
근원물가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
"오름폭 크지 않아 저물가 장기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만에 반등하는 데 성공했지만 0.2% 상승에 그쳤다. 지난 3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 이하(8월 0.0%, 9월 -0.4%, 10월 0.0%)로 떨어지면서 고조됐던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근원물가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연간 0.3% 이후 가장 낮다.

통계청은 올해 11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0.2%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0.2% 올랐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0.1% 상승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올해 11월부터 농축수산물, 석유류 하락세가 완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물가 하락세가 둔화된 건 가을태풍 덕분이다. 가을태풍은 농산물 물가 하락세(전년동월 대비)를 9월 -13.8%, 10월 -7.5%, 11월 -5.8%로 완화시켰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도 -0.69%포인트, -0.35%포인트, -0.25%포인트로 올랐다. 즉 농산물 물가가 9월에는 전체 물가상승률을 0.69%포인트만큼 끌어내렸다면 11월에는 0.25% 끌어내리는 데 그쳤다. 특히 채소류 물가 등락률은 9월 -21.3%, 10월 -1.6%에서 11월 1.0%로 크게 올랐다.

반등에도 불구하고 저물가 현상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상했던 것보다 반등 정도가 낮다"면서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저물가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계절적 변동요인을 배제한 근원물가가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다. 올해 11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