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물가 급락, 외환위기 이후 최저...연간 마이너스 유력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의 포괄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사상 처음으로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하락폭도 20년 만에 가장 컸다. 최근 수출가격 하락이나 낮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마이너스 행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가계소비, 수출, 투자, 정부지출 등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한 종합적 물가지수다. GDP 디플레이터의 하락은 우리 경제 전반의 물가 지수가 낮아진 것을 의미하고 그만큼 경기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지난 3·4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속보치와 동일한 0.4%를 기록했다. 연간 2.0%의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남은 올 4·4분기 성장률이 0.93~1.30%가 돼야 한다.

/사진=뉴스1
■저성장에 GDP 물가 4분기째 마이너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1.6% 하락했다.

GDP 디플레이터 -1.6%는 한은이 관련 통계(2015년 기준)를 집계한 지난 2000년 1·4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이다. 구계열(2010년 기준년) 기준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2·4분기(-2.7%) 이후 가장 낮았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의 오름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GDP디플레이터 하락폭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GDP 디플레이터의 흐름이다. 지난해 4·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4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은 당분간 GDP 디플레이터의 마이너스 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부장은 "GDP 디플레이터가 올 1·4분기부터 3·4분기까지 -1.0%를 기록 중이다. 4·4분기에 반등한다 해도 연간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저성장·저물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GDP 디플레이터가 금방 플러스로 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 4·4분기에도 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되면 올해 연간 GDP 디플레이터도 마이너스가 된다. 이에 따라 경기 부진 장기화와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한은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GDP디플레이터를 주로 끌어내린 건 수출품 가격 하락이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GDP 디플레이터에서 수출 디플레이터는 6.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1.0%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전분기(1.7%)보다 저조해졌다. 상대적으로 내수보다는 교역조건이 악화가 GDP 디플레이터에 하방압력을 크게 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신 부장은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총수요 부진으로 국내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했다.

자료 : 한국은행
■연 2% 성장 달성하려면?
올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대비 0.4% 성장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 증가했다. 성장률 수치는 속보치와 같지만 당시 이용하지 못했던 지난 9월의 일부 실적치를 포함하면서 소폭 변화가 생긴다.

한은은 "속보치와 동일하지만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 건설투자가 -0.8%포인트 하향 수정된 반면 민간소비는 0.1%포인트, 총수출은 0.5%포인트 상향 수정됐다"고 설명했다.

소숫점 두자릿수까지 보면 3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0.41%를 기록해 지난 속보치였던 0.39%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따라서 올해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연 2.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올 4·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이 0.93%포인트 이상을 기록해야한다.

신 부장은 "2% 성장 달성 가능성은 이·불용 예산 최소화하는 것이 긍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며 "수치로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예산 집행 숫자가 나와야지 알 수 있다. 달성 가능성 이야기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실질 GDP가 0.4% 늘었고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늘어난 영향으로 전기대비 0.6% 증가했다. 전년동기대비 0.4% 증가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아울러 총저축률은 35.0%로 최종소비지출(0.3%) 증가율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1.0%) 증가율을 하회하면서 전기대비 0.4%포인트 올랐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건설투자(-4.1%)가 줄어들면서 전기대비 1.5%포인트 하락한 30.4%를 기록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